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시장은 미국 임직원들에게 맡기는' 식으로 현지화를 강력 추진,성공을 거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3총사'가 매니저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 미국 현지 인력들을 중용,그들의 아이디어와 전략으로 미국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미 시장이 갈수록 중요해짐에 따라 이들이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고위직 승진을 위한 교육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배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요타의 경우 북미 공장 건설을 감독하는 직책을 예전엔 일본인으로 임명했으나 현재 건설 중인 샌안토니오 공장 감독은 미국인 임원에게 맡겼다.

또 도요타 48인 경영자 회의에 2명의 미국인을 포함,6명의 외국인이 참여하도록 문호를 열었다.

닛산에선 미국인이 제품 기획과 글로벌 마케팅 같은 중책을 맡고 있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디자인실이 몰려있는 캘리포니아에선 미국 직원이 미국인 취향에 맞는 차를 개발하고 있다.

도요타의 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SUV)인 FJ크루저,혼다의 세단차인 아큐라TL 등은 미국인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미시간의 일본차 기술연구소와 애리조나의 시험주행장에서도 미국인 직원들이 정부의 차량 성능 관련 요구 사항을 어떻게 만족시킬지 고민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현지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미국인들의 자동차 선호 취향이 일본과는 판이하다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도요타 캠리의 경우 일본에선 판매가 부진하지만 미국에선 최근 9년 중 8년 동안 베스트셀러카에 올랐다.

1년 동안 일본에서 판매되는 캠리의 3배가량이 매달 미국서 팔리고 있다.

혼다도 아큐라TL을 개발하는 막바지 단계에서 일본 직원이 만든 디자인안을 미국 직원안으로 교체한 뒤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에 따라 일본 메이커들은 미국 시장만 겨냥한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요타는 다음 달 일본에선 소개되지 않은 하이브리드 캠리를 미국서 판매할 계획이다.

혼다는 픽업트럭인 리지라인,닛산은 알마다를 미국용으로 최근 개발을 마쳤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