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청계천 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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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는 다른 새들과는 달리 나무에 둥지를 틀지 않는다.
가옥의 추녀끝에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집집마다 제비부부가 사람과 더불어 정겹게 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제비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제비를 잡아 장난친다거나 제비에게 해코지하는 것을 금기로 여긴다.
기호지방에서는 제비에게 해를 입히면 학질에 걸린다 해서 신성시할 정도였다.
공초(空超) 오상순이 제비를 일컬어 '사람과 공통된 지(知)·정(情)·의(義)를 가진 동물'이라 평한 것도 그리 과장은 아닌 듯 싶다.
제비는 그 생김새가 호감을 준다.
깃털이 가지런해 자태가 품위있고 날렵한 모습이다.
소리는 애련하면서 맑고 청아하다.
사람이 힘들여 농사지은 곡식을 먹지도 않는다.
삼월 삼짇날 쯤이면 어김없이 찾아왔다가 9월9일께면 강남으로 돌아가는 기후의 전령사이기도 하다.
우체국의 상징을 제비로 정한 것도 제비의 정확성 신속성 다정함 때문이었다.
들녘을 시원스레 날아다니고 전깃줄에 나란히 앉아 다정스런 모습을 보이던 제비들이 10여년 전부터 눈에 띄게 줄었다.
지금은 제주도와 남ㆍ서해안의 일부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데 그나마도 개체 수가 매년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더욱 찾아 보기가 힘들어 서울시는 6년 전에 제비를 보호종으로 지정했다.
문화재청에서는 희귀새가 됐다 해서 천연기념물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귀한 손님이 복원된 청계천을 찾았다 해서 모두가 환한 얼굴이다.
마치 박씨라도 물고온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분위기다.
다소 성급하긴 하지만 제비방문을 생태계 복원과 연결지는 분석도 그럴 듯하다.
한 환경단체는 5ㆍ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제비가 나는 서울'을 5대 비전의 하나로 제시했다.
환경을 오염시킨 사람 탓에 집 나간 제비를 제자리로 되돌아오게 하자는 일종의 '그린운동'이다.
청계천에 날아든 제비들이 내년에는 더 많은 무리를 지어 이 강산의 봄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가옥의 추녀끝에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집집마다 제비부부가 사람과 더불어 정겹게 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제비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제비를 잡아 장난친다거나 제비에게 해코지하는 것을 금기로 여긴다.
기호지방에서는 제비에게 해를 입히면 학질에 걸린다 해서 신성시할 정도였다.
공초(空超) 오상순이 제비를 일컬어 '사람과 공통된 지(知)·정(情)·의(義)를 가진 동물'이라 평한 것도 그리 과장은 아닌 듯 싶다.
제비는 그 생김새가 호감을 준다.
깃털이 가지런해 자태가 품위있고 날렵한 모습이다.
소리는 애련하면서 맑고 청아하다.
사람이 힘들여 농사지은 곡식을 먹지도 않는다.
삼월 삼짇날 쯤이면 어김없이 찾아왔다가 9월9일께면 강남으로 돌아가는 기후의 전령사이기도 하다.
우체국의 상징을 제비로 정한 것도 제비의 정확성 신속성 다정함 때문이었다.
들녘을 시원스레 날아다니고 전깃줄에 나란히 앉아 다정스런 모습을 보이던 제비들이 10여년 전부터 눈에 띄게 줄었다.
지금은 제주도와 남ㆍ서해안의 일부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데 그나마도 개체 수가 매년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도시에서는 더욱 찾아 보기가 힘들어 서울시는 6년 전에 제비를 보호종으로 지정했다.
문화재청에서는 희귀새가 됐다 해서 천연기념물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귀한 손님이 복원된 청계천을 찾았다 해서 모두가 환한 얼굴이다.
마치 박씨라도 물고온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분위기다.
다소 성급하긴 하지만 제비방문을 생태계 복원과 연결지는 분석도 그럴 듯하다.
한 환경단체는 5ㆍ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제비가 나는 서울'을 5대 비전의 하나로 제시했다.
환경을 오염시킨 사람 탓에 집 나간 제비를 제자리로 되돌아오게 하자는 일종의 '그린운동'이다.
청계천에 날아든 제비들이 내년에는 더 많은 무리를 지어 이 강산의 봄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