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협력업체들은 모든 사업을 현대·기아차와 발맞춰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에 문제가 생기면 협력사는 곧바로 자금 압박이 옵니다. 법원이 경제를 고려해 선처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영섭 현대·기아차 협력회 회장)

검찰이 정몽구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4700여개 협력업체들도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정 회장의 구속이 현대차의 경영위기로 이어져 협력업체가 연쇄 도산이나 부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 협력업체인 경신공업 김종일 대표는 "기아차를 따라 미국 조지아에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170억원을 마련했지만 검찰 수사로 인해 착공식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며 "정 회장이 조속히 경영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공장 건설이 무산될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은우 동원금속공업 대표는 "조지아공장에 동반 진출키로 한 일부 업체는 '투자금액을 빌려준 금융권에서 자금을 회수하려 한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모기업이 정상화돼야 협력업체도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성전기 양한주 상무는 "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일본업체들만 콧노래를 부르게 됐다"며 "현대차의 해외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협력업체에는 더 큰 피해가 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협력업체인 A사의 K대표는 "현대차가 최근 협력업체에 대한 대규모 상생협력 방안을 내놓았는데 이번 검찰 결정으로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정 회장이 제자리를 지켜야 협력업체 지원 등 후속 대책도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