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준 < 한국수력원자력본부장 >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시에서 제32차 국제방사성 폐기물 심포지엄이 있었다.

20여개국에서 2000여명이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는 '방폐물 차세대 전문가 육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미국 원자력학회 차기 회장인 해럴드 맥팔레인씨는 개막 당일 오찬연설에서 한국의 성공적인 원전운용과 적극적인 원전 추진현황을 수 차례 언급하는 등 국제 원자력계에서 한국의 위상과 인지도가 높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각국 전문가들은 지난해 방폐장 부지선정에 성공한 것을 축하하며,특히 부지선정 3단계 과정(안전성 조사,사업영향 평가, 주민투표)을 통해 복수의 지역이 경쟁케 한 추진전략이 주요 성공요인의 하나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금년은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한 지 20년이 되는 해로 분야별 회의를 통해 사고 영향,후유증 평가 및 국제적 지원기구 운용현황 등을 투명하고 상세하게 발표하는 과정도 가졌다.

원자력발전은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고유가 시대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0년 가까이 신규 원전 발주가 없었던 미국에서도 에너지부 산하에 원자력 담당 차관직이 신설되는 등 부활의 기미가 뚜렷하다.

최근 일본의 도시바가 웨스팅하우스사를 인수한 것도 중국과 미국에서의 원전시장 성장 가능성을 겨냥한 포석이다.

미국에서도 뉴욕의 투자회사가 유타주의 방폐장 운용사를 인수하고 원전 유지보수 부문에도 진출하는 등 시장변화를 주도하고 있었다.

장기간 원자력이 위축된 미국은 일부 연구분야를 제외하고는 기술인력이 대부분 노령화돼 있다.

반면에 우리는 그간 원전을 꾸준히 추진해 와 유능한 전문인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 및 인력진출 등에서 매우 유리한 여건이다.

세계시장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국내 관련업계 간 긴밀한 협력 및 역할분담 등 체계적인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원전보유국이며 운용면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으로도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다.

지난해엔 방폐물 처분시설 부지도 성공적으로 마련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원자력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춰다.

이에 걸맞게 앞으로는 우리의 추진사례를 국외에 널리 알리고 경험을 공유하는 등 국제협력 및 홍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