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의 한국까르푸 인수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한국까르푸 최고의 '알짜 매장'으로 꼽히는 야탑점의 경매 일정이 일러야 7월 중에나 잡힐 예정이어서 최종 인수계약이 그 이후로 미뤄지는 데다,이랜드가 야탑점 경매 참여를 포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랜드는 한국까르푸의 나머지 점포(31개)만 인수하는 대신 최종 인수가격을 낮춰 재협상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반면 한국까르푸 인수를 포기했던 신세계 이마트와 삼성테스코(홈플러스),롯데마트 등 할인점 '빅3'는 야탑점 경매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굳혀 어느 업체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할인점 판도에 일정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까르푸 야탑점이 입점해 있는 성남 분당신도시 테마폴리스의 경매를 맡은 성남지방법원 경매1계 관계자는 "권리관계가 복잡하지 않은 물건도 경매 신청 6개월 후 처음 경매에 들어간다"며 "테마폴리스의 경우 복잡한 권리관계를 검토하는 데 다른 물건보다 시일이 걸려 일러도 7월은 돼야 1차 경매 날짜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테마폴리스의 주채권자인 삼성중공업은 작년 12월에 경매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경매 일정이 늦어지는 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야탑점 경매를 포기하고 다른 업체에서 야탑점을 인수하게 되면 그때 가서 최종 인수가격을 다시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야탑점이 알짜 점포이긴 하지만 나머지 31개 점포를 인수해 이랜드의 유통 노하우를 접목시키면 인수효과가 반감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롯데 등 한국 까르푸 인수에 실패한 업체들은 경매에 나올 야탑점을 낙찰받아 인수전 실패를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이들 업체가 야탑점에 눈독을 들이는 건 당장 인수하더라도 흑자를 낼 수 있는 알짜 점포인 데다 주위에 경쟁 매장이 없는 '나홀로 점포'이기 때문이다.

야탑점의 지난해 매출은 1350억원으로 한국까르푸의 전체 매출 2조600억원의 6.55%에 불과했지만,순익은 60억원으로 전체 순익(69억원)과 맞먹는다.

야탑점은 또 매출에서도 롯데마트 43개 점포의 평균액 6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한 점포의 매출이 1300억원이 넘는 점포는 롯데마트의 경우 전체 43개 가운데 7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트는 79개 가운데 40개,홈플러스는 43개 점포 중 20개가량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점포를 늘리려 해도 마땅한 땅이 없는 실정"이라며 "점포 부지를 알려주면 최고 1억원까지 포상하는 상황에서 중복 점포가 없는 매장의 경매에 응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