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펀드'가 은행권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뜨고 있다.

가계대출 중소기업 소호 등 기존 레드오션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은행들은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는 문화펀드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굿모닝신한증권과 손잡고 이달 말 국내 유명 화가나 조각가의 작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Art Fund)를 국내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아트펀드는 예술품에 투자,작품을 매입한 뒤 이를 다시 팔아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실적배당 상품이다.

투자자는 30명 이내의 사모 방식으로 모집하며 투자자별로 2억~4억원씩 총 100억원의 자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만기는 2년이며 목표수익률은 '연 9.55%+α'로 잡고 있다.

미술품 선정은 표화랑이,펀드운용은 SH자산운용이 맡는다.

신한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아트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국내 문화펀드 시장을 가장 발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2004년 11월 국내 최초로 뮤지컬 아이다에 투자하는 '뮤지컬펀드'를 판매했다.

웰스매니지먼트 센터를 통해 최우량 고객들을 대상으로 50억원어치를 판매했으며 연 7~8%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또 지난 4월에는 러시아 현지에서 공연하는 '태양이라 불리는 별'에 투자하는 '뮤지컬 펀드 2호'를 시판했다.

러시아의 국민가수였던 한인 출신 빅토르 최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로 지금껏 12억원이 모였다.

지난 2월에는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금융권 처음으로 아트 펀드와 미술품 투자시장을 소개하는 '아트펀드 컨퍼런스'를 열기도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외 유명 아트펀드의 경우 연간 8~12%에 달하는 고수익을 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유망한 투자처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문화펀드가 관심을 끌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화펀드의 경우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주식시장처럼 공식적으로 가격이 매겨지는 시장이 없어 유동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경기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크고 예술품 거래로 발생한 이익은 과세 대상이란 점도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국내 문화펀드는 기관이나 소수의 재력가를 대상으로만 판매하는 사모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거액의 금융자산가들에겐 분산 투자 차원에서 문화펀드가 매력적"이라며 "하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태동기인 데다 투자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큰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