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양대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가 패션 브랜드 유치 경쟁과 관련해 벌여온 '입점 방해 논란'이 비방전을 넘어 고발전으로까지 번졌다.

신세계백화점은 롯데백화점 영캐주얼팀 간부를 현주 건조물 침입과 업무 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3일 밝혔다.

신세계는 고발장에서 "정모 롯데 영캐주얼팀 부장이 백화점 휴점일이던 지난달 17일 자신을 의류업체 직원이라고 속이고 신세계 본점에 들어와 신규 입점을 준비 중인 TBJ ASK 코데즈콤바인 등 3개 브랜드의 매장 위치와 인테리어 공사 진척 상황 등을 몰래 살펴보고 돌아간 사실이 출입자 명부와 폐쇄회로TV를 통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신세계는 이 사실을 적발한 직후 롯데측에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의 공식 사과 및 재발 방지 약속 △3대 종합지와 2대 경제지에 사과 광고 게재 등을 골자로 하는 항의 서한을 보냈다.

신세계 관계자는 "롯데측의 답변을 기다렸지만 무응답으로 일관해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측은 "새 경쟁 점포가 오픈하거나 신규 브랜드가 입점하면 한번 살펴보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것은 항상 해오던 일로,이번에도 그런 차원에서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매장을 찾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신세계는 이처럼 롯데 간부가 자사 매장을 둘러보고 간 것은 롯데가 입점업체에 행사해온 신세계 입점 방해 압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간에도 신세계는 본점 신관 개점 당시부터 "롯데가 협력업체에 매장 철수 압력을 넣으며 신세계 입점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해왔고 롯데는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며 "신세계가 영업이 부진하자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고 반박하는 등 상호 비방전을 계속해 왔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