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나노테마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바이오 및 엔터테인먼트 관련 테마주들이 주춤한 틈을 타 플래닛82 은성코퍼레션 등 나노관련주들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이 구체적인 실적과 관련 없이 급등세를 보이는 경향이 강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3일 플래닛82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만6750원으로 마감됐다. 4일째 상한가 행진을 지속하며 74.29%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나노기술 관련 상용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회사측은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초 주총에서 밝혔듯 여름 이전에 나노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이미 시장에 알려진 것으로 달리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인터리츠 은성코퍼레션 야호 퓨어나노텍 등도 나노테마로 묶이면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리츠는 이날 정밀계측장비 제조 판매업체인 나노트로닉스에 피인수되면서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4일째 급등세를 이었다. 인터리츠는 자사의 최대주주인 최재혁 대표이사가 나노트로닉스에 주식 628만여주(17.94%)와 경영권을 120억원에 양도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나노트로닉스는 지난해 매출 9억9100만원에 순이익 4700만원을 냈다.

무선인터넷 콘텐츠 업체인 야호는 극미세 지지체를 이용한 성체줄기세포 연구기업인 로보스템의 경영권을 확보,치료용 나노로봇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전자부품 업체인 마스타테크론은 최근 주가 변동과 관련,"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나노·실리카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나노필터 양산시설을 완공한 은성코퍼레션은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1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제품의 90% 이상이 산업용이 아닌 가정용이어서 국내외 대형 반도체업체들에 클린룸 설비인 극세사 필터를 공급할 수 있느냐가 향후 성장성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엔피케이는 나노실버 항균제 개발을 마치고 이달 중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나노테마주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은성코퍼레션은 이날 상한가까지 뛰었다가 보합으로 마감됐고,마스타테크론은 6일 만에 하락세를 나타냈다. 구체적인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단기 기대감에 출렁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영곤 한화증권 연구원은 "나노관련주들은 해당 분야에 대해 연구·개발하는 수준이거나 상용화하기에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며 "실적 향상 등 펀더멘털(내재가치) 변화없이 주가 움직임에 편승할 경우 낭패를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