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예대 마진은 물론 수수료 수입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기업 고객이나 부자 고객들에 대해선 경쟁적으로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주는 반면 서민 고객들이 내는 수수료는 은근슬쩍 올리거나 새로 만들어 빈축을 사고 있다.

우리은행의 올 1분기 수수료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1%나 늘어났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수수료 수입도 작년 동기 대비 17%와 11%씩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3월 금융서비스 물가지수에 따르면 송금·자동화기기(ATM) 등에 부과되는 각종 은행 수수료(2000년=100 기준)는 지난해 3월 137.7에서 올 3월엔 138.9로 증가했다.

2000년에 비해선 40% 가까이 올라 금융서비스 요금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 자동차 보험료(7%)는 물론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20.3%) 등과 비교해도 훨씬 높은 편이다.

은행들이 수수료 수입으로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대목이다.

올 들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일부 자동화기기 수수료를 낮췄을 뿐 대부분 은행들이 수수료 인하에 인색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국내 은행 서비스 수수료가 여전히 원가에도 못 미치는 데다 선진국 은행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사상 최고의 순익을 내고 있는 만큼 공익재단 설립이나 사회공헌 활동에 앞서 수수료 인하를 통해 서민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