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 떨어지면 국내총생산(GDP)의 1%에 달하는 8조원의 기업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소 수출기업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4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최근 환율하락 원인과 영향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DI는 "특히 수출비중이 높고 중간재 수입비중이 낮은 조선과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이 더욱 많이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수 기업의 수익성은 수입물품 가격 하락에 따라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또 "올해 경상수지 흑자도 당초 전망 124억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41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제1차관도 이날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원·달러 하락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빨라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며 "원화 절상과 유가 상승 등으로 우리 수출의 하방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자동차 철강 등 주력품목 수출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환율 유가 등 대외 불안요인이 채산성 악화를 통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출 추이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관계부처와 중소 수출기업 애로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환율하락에 대한 정책적 대응으로 △내국인 해외투자 자유화 △자본시장통합법의 차질없는 추진으로 위험헤지거래 활성화 △한·중·일 간 환율 및 통화정책 방향 공조 등을 제시했다.

한편 유가 상승과 관련,박 차관은 "시차를 두고 경제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당분간 차량운행 제한 등 정부의 강제적 에너지절약 조치 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