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가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부럽기도 하고 씁쓸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글로벌 톱 5를 노리며 도요타를 한번 추격해 보려 했던 현대자동차가 오늘에 처한 내우외환(內憂外患)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도요타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인 21만9965대(렉서스 브랜드 포함)를 판매,다임러크라이슬러를 제치고 판매순위 3위로 올라섰다. 뿐만 아니라 세계 판매량에서는 1위 업체 미국 GM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 추세로 가면 2010년 1030만대를 팔아 확고한 세계 정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도요타는 1000만대 목표 달성을 위해 아시아·북미·유럽지역 공장 확충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이에 반해 현대차의 미국시장 판매량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월별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작년 11월 이후 5개월 만이고 보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만 하기 어렵다. 게다가 미국 중국 인도 등 3대 해외공장 판매량을 합쳐 봐도 전달에 비해 감소했다.

검찰수사와 회장 구속으로 기업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받은데다 환율쇼크 등이 겹치면서 판매실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게 국내외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판매실적 부진만이 문제가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글로벌 생산공장 확충(擴充)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이 조금 더 지속되면 되돌리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최악의 경우 현대차는 글로벌 톱5의 꿈을 접어야 하는 것은 물론 기존 영토마저 경쟁기업에 내줘야 하는 지경으로 몰릴 수도 있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그저 앉아서 걱정만 하고 있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