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기대를 크게 밑도는 1분기 실적을 내며 14% 급락했다.

대표게임인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데다,신작인 시티오브히어로 길드워 등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전망도 크게 하향조정돼 당분간 조정국면이 예상된다.

4일 엔씨소프트는 해외법인 등을 포함한 연결 기준 1분기 순이익이 6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 줄었다고 발표했다.

증권가의 순이익 예상치가 100억원을 웃돌았음을 고려하면 '어닝쇼크'에 가까운 실적이다.

영업이익도 87억원으로 45% 감소했다.

매출은 780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5% 늘었지만,4분기에 비해선 19% 감소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14.1% 떨어진 7만원으로 끝났다.

주가급락의 이유는 악화된 숫자 뒤에 숨어 있는 영업내용이 더 나쁘다는 평가 때문이다.

주력게임인 리니지는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했고,로열티 수입이 감소해 해외사업도 고전 중이라는 분석이다.

자회사 지분법 평가손도 발생했다.

'리니지2' 매출은 작년 4분기보다 4% 줄었고,'시티오브히어로'와 '길드워'는 매출감소율이 각각 58%,57%에 달했다.

로열티수입 역시 작년 4분기 93억원에서 81억원으로 줄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정체상태를 보였고,북미와 유럽 매출은 작년 4분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이날 올해 경영목표를 낮췄다.

당초 3960억원과 660억원으로 잡았던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각각 3529억원,5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엔씨소프트의 강점인 롤플레잉게임(RPG)이 점차 퇴조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을 더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게임시장의 흐름이 롤플레잉게임에서 카트라이더와 같은 캐주얼게임과 FPS(1인 슈팅게임)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점이 큰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엔씨소프트와 같은 롤플레잉게임 업체인 웹젠도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배상판결이 내려진 점도 이미지 추락,사용자 감소,관리비용 증대로 이어져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릴린치증권은 "시티오브히어로 등 최근 출시작이 부진하고,타불라라사 등 새 게임 출시는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날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이 바닥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강록희 연구위원은 "2분기부터 점진적인 실적회복이 예상되는 데다 주가 수준도 높지 않아 앞으로 바닥다지기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은 "1분기 실적은 연초 전망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며 "2분기부터 신작게임을 본격적으로 출시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광엽·임원기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