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가 예산과 행정력을 좀먹는다는 '축제 무용론'이 제기되면서 일부 지자체는 시행해온 축제를 과감히 없애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경북 의성군은 수년간 열어온 사과꽃 축제를 지난해부터 폐지했다.

인근 안동과 청송 등에서 경쟁적으로 유사한 행사를 개최,차별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의성마늘축제도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더이상 열지 않기로 했다.

마늘아가씨를 뽑는 행사도 그만두는 대신 서울과 부산 울산 대구 등 대도시 직판행사와 홍보를 통해 의성마늘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경남 양산시는 20년간 개최해온 삽량문화제를 올해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경남 사천시도 관광객이 쇄도하는 진해군항제와 어차피 경쟁이 안되는 벚꽃축제를 없앴다.

인접 지자체 간에 축제를 같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경북 안동탈춤축제와 봉화 춘양목송이축제,영주·풍기 인삼축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축제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한꺼번에 제공하기 위해 9월 말에서 10월 초 일제히 개최된다.

예전부터 축제와 거리를 두어온 지자체도 있다.

경북 군위군은 민선지방자치단체가 출범한 뒤 11년여 동안 축제를 거의 열지 않고 있다.

군·민 단합차원에서 지난해 10월 체육대회를 연 것이 고작이다.

군은 대신 축제에 들어갈 1억원 안팎의 예산 전부를 마을 진입로 확장과 간이 상수도,소하천 정비 등에 쓰고 있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