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앞에는 사주카페가 어림잡아 20여곳은 된다.

원래 이 지역은 철학관이 많은 곳이었으나, 여대 앞 특유의 환경으로 인해 차츰 접근성 높고 부담없는 장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뒷골목에 있던 역술인들이 밝고 편한 카페로 자리를 옮긴 셈.

1994년부터 이대 정문 앞 자리를 지킨 사주카페 '아이비'의 정창용 대표(42)는 "상담 손님의 90% 이상이 여성"이라고 밝혔다.

혼자 오기보다는 대개 친한 친구 두어명과 함께 와서 사주를 본 다음에 음료를 마시며 수다를 떨다 간다는 것이다.

"이대생들이 가장 많고,중고교생들과 타대 학생들,직장인들도 옵니다." 상주 역술인은 4명이며,1년간 무료 AS도 해 준다.

사주카페 '에로스'에서 상담을 하고 있던 역술인 한동훈씨(35)는 "주된 관심사는 애정 문제와 미래에 대한 고민"이라고 전했다.

대학 1,2학년 때는 애정운이나 대인 관계에 대한 질문이 많고,대학 졸업반의 경우 취업 유학 진로 등 미래에 대한 상담이 주를 이룬다고."하교 시간부터 붐벼요.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손님이 가장 많습니다."

특이한 카페도 있다.

타로카드 전문카페 '퍼플레인'은 주인 아저씨의 냉정한 상담으로 이대생들 사이에 마니아층까지 형성된 경우.서동열 사장(37)은 "질문 하나 당 4000원이며 상담 소요시간은 15분 정도"라고 설명했다.

"시험 기간에는 손님이 확연히 감소합니다." 타로카드는 80장의 카드를 뽑아서 해답을 찾는 방법을 제시하는 서양점이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타로카드 강좌도 연다.

졸업 후에도 재미로 사주카페를 찾아오는 이대생들도 많다.

회사원 김혜영씨(27·여)는 한 달에 한번 꼴로 모교 앞에 들러 사주를 본다.

"아마 대부분의 이대생들은 재학 중에 한 번씩은 사주카페에 갔을 거예요." 압구정이나 홍대 앞의 사주카페촌보다 가격이 저렴해서 부담 없다고.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