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바이오 전쟁' 중] 퓨처플랜트 : 천연물 新藥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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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종의 화학물질을 합성해 유망 신약을 발굴하겠다는 시도가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인공합성한 신약후보물질이 갖는 만성 난치병 치료효과가 천연물 속에 들어있는 유효성분보다 미미했기 때문입니다."
안겔리카 폴마르 독일 뮌헨대 생물약리학 교수는 "천연물은 화학적으로 합성하기 어려운 특화된 화학구조(privileged structure)를 갖고 있다"며 "화학합성에 치중하던 신약연구자들이 최근에는 천연물에서 신약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마르 교수가 이끄는 뮌헨대 생물약리학 교실은 해외 각지의 생물학.생화학 전문가들이 보내온 천연물 추출 성분을 신약으로 상품화하는 '최종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유효성분이 어떤 원리로 약효를 발휘하는지,약효를 극대화하기 위해 천연물의 분자구조를 어떻게 리모델링할지를 연구한다.
폴마르 연구실은 1960년대 세계적 간염치료제인 '실리마린(sylimarin)'이 개발된 산실이다. 그 맥을 잇기 위해 연구원 20여명이 암,간,심장,면역계 질환의 새로운 약리기전 규명에 나서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핵심연구과제는 '콤브레스타틴A4P' 항암제다. 아프리카 관목식물인 '케이프 부시윌로우'(학명 Combretum caffrum)에서 추출한 유효물질을 변형시킨 신약이다. 아프리카 줄루족이 이 식물에서 나온 독물을 화살이나 창에 묻혀 적을 살상했다고 전해진다.
이 항암제는 암세포의 유사분열을 억제해 괴사시킬 뿐만 아니라 암이 인근 조직으로 혈관을 뻗어내려 다른 조직으로 전이하는 것을 막는다. 폴마르 교수는 "콤브레스타틴A4P는 간암이나 유방암 같은 고형암의 증식과 전이를 강력하게 억제해 기존 항암제보다 시장성이 크다"며 "현재 임상1상 단계를 밟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물질은 조지 페티트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 생화학교수팀이 최초 발견,미국 나스닥 상장 벤처기업 '옥시진'(oxigene)이 연구비용을 대고 있다.
이 항암제와 유사한 콤브레스타틴A4는 베바시주맙(단일클론 항체 항암제),파클리탁셀(주목에서 추출한 난소암 치료제),카르보플라틴(백금착제 항암제)과 함께 투여할 경우 항암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예상돼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노화된 망막혈관의 염증유발을 억제해 노인성황반변성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다.
폴마르 교수가 페티트 교수와 연구제휴한 또다른 항암제는 해양미생물인 세팔로디스커스(학명 Cephalodiscus gilchristi)에서 추출한 '세팔로스타틴'이다. 암세포의 세포자살(apoptosis)을 유도하는 물질로 인체 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고 암을 죽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진행된 동물실험에서는 자궁암과 피부흑색종을 효과적으로 괴사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 폴마르 교수는 간과 심장에 대한 새로운 약리기전을 규명하고 있다. 간염에 걸렸거나 간을 이식할 때 나타나는 염증반응 및 간경변이 녹차에서 추출한 항산화 플라보노이드인 '에피갈로카테킨'이나 독일 자생 곰팡이식물(학명 Anica montana) 추출물로 완화된다는 가설 아래 신약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 포도 및 산사자에서 추출한 폴리페놀계 항산화물질이 심장관상동맥질환을 개선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해오고 있다.
폴마르 교수는 "미국은 천연물 신약을 건강기능식품 정도로 등한시해오다 몇 년 전부터 다시 관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며 "수천년 생약을 다뤄온 유럽의 약리 연구능력 및 상품화 노하우와 미국의 방대한 천연물 데이터베이스 및 첨단 유효물질 추출기술이 손을 잡는다면 유망신약개발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뮌헨=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인공합성한 신약후보물질이 갖는 만성 난치병 치료효과가 천연물 속에 들어있는 유효성분보다 미미했기 때문입니다."
안겔리카 폴마르 독일 뮌헨대 생물약리학 교수는 "천연물은 화학적으로 합성하기 어려운 특화된 화학구조(privileged structure)를 갖고 있다"며 "화학합성에 치중하던 신약연구자들이 최근에는 천연물에서 신약을 발굴하는 방식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마르 교수가 이끄는 뮌헨대 생물약리학 교실은 해외 각지의 생물학.생화학 전문가들이 보내온 천연물 추출 성분을 신약으로 상품화하는 '최종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유효성분이 어떤 원리로 약효를 발휘하는지,약효를 극대화하기 위해 천연물의 분자구조를 어떻게 리모델링할지를 연구한다.
폴마르 연구실은 1960년대 세계적 간염치료제인 '실리마린(sylimarin)'이 개발된 산실이다. 그 맥을 잇기 위해 연구원 20여명이 암,간,심장,면역계 질환의 새로운 약리기전 규명에 나서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핵심연구과제는 '콤브레스타틴A4P' 항암제다. 아프리카 관목식물인 '케이프 부시윌로우'(학명 Combretum caffrum)에서 추출한 유효물질을 변형시킨 신약이다. 아프리카 줄루족이 이 식물에서 나온 독물을 화살이나 창에 묻혀 적을 살상했다고 전해진다.
이 항암제는 암세포의 유사분열을 억제해 괴사시킬 뿐만 아니라 암이 인근 조직으로 혈관을 뻗어내려 다른 조직으로 전이하는 것을 막는다. 폴마르 교수는 "콤브레스타틴A4P는 간암이나 유방암 같은 고형암의 증식과 전이를 강력하게 억제해 기존 항암제보다 시장성이 크다"며 "현재 임상1상 단계를 밟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물질은 조지 페티트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 생화학교수팀이 최초 발견,미국 나스닥 상장 벤처기업 '옥시진'(oxigene)이 연구비용을 대고 있다.
이 항암제와 유사한 콤브레스타틴A4는 베바시주맙(단일클론 항체 항암제),파클리탁셀(주목에서 추출한 난소암 치료제),카르보플라틴(백금착제 항암제)과 함께 투여할 경우 항암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예상돼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노화된 망막혈관의 염증유발을 억제해 노인성황반변성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다.
폴마르 교수가 페티트 교수와 연구제휴한 또다른 항암제는 해양미생물인 세팔로디스커스(학명 Cephalodiscus gilchristi)에서 추출한 '세팔로스타틴'이다. 암세포의 세포자살(apoptosis)을 유도하는 물질로 인체 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고 암을 죽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진행된 동물실험에서는 자궁암과 피부흑색종을 효과적으로 괴사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 폴마르 교수는 간과 심장에 대한 새로운 약리기전을 규명하고 있다. 간염에 걸렸거나 간을 이식할 때 나타나는 염증반응 및 간경변이 녹차에서 추출한 항산화 플라보노이드인 '에피갈로카테킨'이나 독일 자생 곰팡이식물(학명 Anica montana) 추출물로 완화된다는 가설 아래 신약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 포도 및 산사자에서 추출한 폴리페놀계 항산화물질이 심장관상동맥질환을 개선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해오고 있다.
폴마르 교수는 "미국은 천연물 신약을 건강기능식품 정도로 등한시해오다 몇 년 전부터 다시 관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며 "수천년 생약을 다뤄온 유럽의 약리 연구능력 및 상품화 노하우와 미국의 방대한 천연물 데이터베이스 및 첨단 유효물질 추출기술이 손을 잡는다면 유망신약개발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뮌헨=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