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의 엘도라도(황금시장)는 역시 천연물에 있었던가. 1980년대 중반 이후 사양길에 접어들었던 천연물 신약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부활하고 있다.

화학합성에 의한 신약개발에 눈을 돌렸던 다국적 제약사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서 실시하는 까다로운 임상 시험 절차 및 행정절차로 인해 화학 합성 신약 개발을 차츰 꺼리면서 천연물 신약 개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1981년부터 화학적 저분자량 신약(NCE)으로 등장한 877종 가운데 49%가 천연물이거나 천연물을 바탕으로 반합성했거나 천연물을 응용한 것들이라는 사실이 이를 반증해준다.

천연물 신약 개발을 활성화하는 이유로 고속탐색기술(High Throughput Screening:HTS)을 활용해 천연물 신약을 손쉽게 합성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보편화됐고 면역억제나 대사이상 질환 등 천연물 신약만의 독자적 영역이 있다는 사실이 차츰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각국은 식물 동물 등 천연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식물의 경우만 하더라도 최대 식물 자원 국가인 미국의 경우 정부에서 직접 국가관리체계를 운영,현재 46만5000여종의 식물 자원을 보존하고 있다. 중국도 12개의 종자보존소를 운영하는 등 총력을 기울여 38만종을 가지고 있으며 러시아 34만9000종,일본 27만8000종의 순이다. 한국은 15만종에 불과하다.

가이 카터 미국 와이어스 제약사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천연물 연구가 침체상태에 있었지만 향후 HTS 및 조합화학의 기술적 효율성에 힘입는다면 기대를 뛰어넘는 신약개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