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성제지가 오산공장의 생산라인을 신탄진으로 이전하고 부지 매각을 추진한다.

화성 동탄신도시 인근에 위치한 오산공장 부지는 택지지구로 용도를 변경할 경우 매각 예상가가 100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8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계성제지는 경기도 오산시 오산동에 있는 특수지 생산공장 매각을 위해 오산시와 작년 말부터 공장용지 용도 변경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계성제지는 오산공장 내 생산라인을 계열사인 남한제지의 신탄진공장에 이전하고 공장 부지를 택지지구로 용도 변경한 뒤 매각할 방침이다.

오산공장은 2대의 초지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청첩장 화보 등에 쓰이는 특수지를 중심으로 연간 8만t의 종이를 생산하고 있다.

오산역 인근에 있는 이 공장의 부지는 3만6942평(12만2122㎡)으로 공시지가는 476억원(평당 129만원)이다.

그러나 향후 택지로 개발될 경우 평당 가격이 300만∼350만원으로 뛰어올라 전체 매각 대금은 1100억∼13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계성그룹은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 남한제지의 신탄진공장에 172억원을 투자해 재단기와 자동포장기를 설치하는 등 생산능력 확충에 착수했다.

계성제지 관계자는 "공장이 오산역과 가까워 인근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자주 제기되는 등 공장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부지를 용도 변경한 뒤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매각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할 지자체인 오산시에서는 부지 용도 변경 조건으로 대체공업용지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산시 관계자는 "오산공장의 이전은 이 지역 일자리와 지방세를 줄이기 때문에 타격이 크다"며 "다른 공장이 들어설 수 있는 대체공업용지 조성이 이뤄져야 용도 변경이 허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계성제지가 오산공장 부지를 매각하기로 한 데에는 최근의 실적 부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계성제지는 전년보다 23.7% 감소한 984억원의 매출액과 17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올 1월 한솔제지도 이익이 나지 않는 백판지 생산공장인 청주공장을 폐쇄한 바 있다"며 "제지업계가 본격적인 설비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