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부산시 A구청장은 최근 일선 공무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창고 사무실 등 불법 건축물 3200여채에 부과한 이행강제금(불법 용도변경 건축물을 원상 복구할 때까지 매년 내게 하는 일종의 벌금) 130억원 중 50%를 위법하게 일괄 감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구청장은 특히 이행강제금 관련 서류를 직접 기안하고 국장 서명란에 자신의 사인으로 대신 결재,65억원을 법적 근거없이 깎아줬다가 적발됐다.

행정자치부는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4월 한달간 지방자치단체의 선심성 집행, 업무처리 지연 등 '도덕적 해이'를 감찰한 결과 30여건의 불법이 적발돼 관련 공무원을 문책키로 했다고 9일 발표했다.

행자부는 이날 대표적인 선심성 행정으로 A구청 사례를 들었다.

A구청장은 건축과 공무원에게 불법건축물에 대한 이행강제금 감면은 건축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보고를 받고도 불법 건축물 이행강제금을 직권으로 감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집행 지연도 줄을 이었다.

서울시 B구청은 양어장으로 사업 허가를 받은 뒤 1개월 만에 유료낚시터로 불법 변경하고 인근 농지 360여평을 주차장으로 전용한 사업자에게 1171만여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경기도 C군은 폐차장으로 사업 허가를 얻은 업체가 3300여평의 인근 농지를 폐차적치장 및 진입로로 무단 사용하는 불법행위를 방치했다.

전남 D시는 시소식지 제작사업을 편법으로 분할하는 방식으로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어오다 들통났다.

연간 3회에 걸쳐 시소식지를 매회 1만5000부를 발간하는 D시는 작년부터 매회 4만부를 제작하면서 5000부씩 8건으로 나눠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다.

3000만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는 단일 사업에 대해서는 공개경쟁입찰을 하도록 한 조달규정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