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 평촌신도시 아파트 값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 서울 강남과 목동 등 주요 지역 집값이 폭등하던 시기에도 잠잠했던 이 일대 집값은 올 들어 1분기 상승률 1위를 차지하는 등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아파트는 가격이 지난해의 두 배를 호가할 정도다.

이에 대해 현지 중개업소들은 "집값 급등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강남권과 분당지역 매물 부족으로 인한 '풍선 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집값 한햇동안 두 배로 뛰어

9일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평촌지역 집값 상승은 범계역 일대 아파트 단지들이 주도하고 있다.

호계동 목련마을 지역과 귀인동 꿈마을의 중·대형 평형이 올 들어 수억원씩 올라 평당 200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는 것.

호계동 B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초만 해도 6억원 선이던 목련마을 7단지 우성아파트 48평형 가격이 지금 10억~11억원을 호가한다"면서 "집주인들이 양도세·보유세 부담까지 몽땅 가격에 얹어가면서 호가를 자꾸 올리고 있지만 이 가격에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목련마을 두산아파트 48평형도 올초 7억~8억원을 호가하다가 현재는 9억~10억원대로 2억원 이상 급등했다.

귀인동 꿈마을 라이프아파트 54평형도 지난해 초에는 6억원대 초반이었지만 현재는 10억원을 훌쩍 넘긴 상태다.

이 같은 일부 아파트값 급등세에 힘입어 평촌은 국민은행 조사에서 강남권과 분당을 제치고 최근 4개월 동안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 됐다.

○중개업소 '특별한 이유 없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집값 상승에 대해 뚜렷한 이유를 대지 못하고 있다.

중개업소들은 '풍선 효과'와 '양도세 부담 전가'에 따른 영향이 크지만 집값이 두 배로 오를 정도의 결정적인 이유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호계동 U공인 관계자는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내게 되면서 소유주들이 느끼는 세금 부담이 갑자기 커지자 이를 집값에 전가해 물건을 내놓는 데다 인터넷으로 매매 상황을 알고 나면 호가를 더 올리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범계역 인근 N공인 관계자도 "분당 집값이 급등하면서 매물이 부족해지자 이쪽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로 생각된다"면서도 "워낙 거래는 없이 호가만 올라가고 있어 실수요가 있긴 한지조차 의문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일부 중개업소에선 '집값 담합'을 원인으로 꼽았다.

귀인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부녀회에서 얼마 이하로 팔지 말라는 공고문을 엘리베이터마다 붙여 놓는 단지가 태반"이라며 "어쩔 수 없이 빨리 팔아야 하는 소유주들이 중개업소에 매물을 싸게 내놓으면서 '절대 알려지게 하지 말라'는 조건을 붙이곤 한다"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