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를 해소하는 최선의 방법은 역시 지속적인 성장입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이 1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2006 한·중 국제포럼'에 참석한 린이푸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센터장(54)은 "급속한 경제성장은 갈수록 심화되는 중국내 빈부격차의 원인인 동시에 이를 풀어갈 해결책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린 센터장은 "농촌인력 고용을 늘리고 낙후지역에 생활 소비와 관련된 여러 기반 시설을 확대해야 양극화를 막을 수 있다"며 "가장 첫 번째는 역시 고성장을 통해 꾸준히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출신으로 중국에 망명해 주룽지 전 총리 경제자문에 이어 원자바오 총리의 자문을 맡고 있는 린 센터장은 중국 경제정책의 핵심 브레인 중 한 사람.중국의 '제1호 해귀파(海歸派)' 경제학박사로 '시장경제의 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일찌감치 중국에서 '신농촌건설'을 주장해 이를 정책에 반영시킨 인물답게 낙후지역 개발과 빈부격차 해소방안에 대해서 뚜렷한 철학을 보였다.

최근 한국 정부가 경제성장 정책보다 양극화 해소에 보다 역점을 두는 것 아니냐는 일부 비판에 대해 질문하자 린 센터장은 "한국 사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다"고 답을 피했다.

린 센터장은 한·중 무역관계에 대해 "중국은 향후 10년간,심지어 20년까지도 8~10%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는 한국에 있어 동반성장의 '기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1990년대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현재 1만5000달러에 이르는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중국 등지로 이전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하는 등 산업적 구조조정에 중국을 잘 활용해왔다"고 강조했다.

린 센터장은 최근 중국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비용 절감에만 집착하지 말고 중국을 발판 삼아 미국 일본 등 해외시장으로 더 진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 및 학계 고위 관계자들은 그동안 일관되게 급격한 위안화 절상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미국 의회의 요구대로 위안화를 짧은 시간 내 대폭 조정한다면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 적자는 오히려 더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컨대 매년 2~3%씩 점진적으로 절상할 가능성이 크다"며 "4~5년간 누적되면 큰 폭의 절상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린 센터장은 1952년 대만에서 태어나 대만대학 농업공리학과 학사과정과 대만정치대 경영관리학 석사과정을 마쳤지만 1979년 대만군 장교로 재직하던 중 중국 푸젠성 샤먼으로 망명했다.

베이징대에서 정치경제학 석사,미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농촌부 차관을 맡았으며 1994년에는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주요 연구 영역은 농업경제학,중국경제개혁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