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텔레콤 사장(58)이 지난 13일 곤지암CC 레이크 코스 8번홀(파5)에서 프로 골퍼도 하기 힘들다는 알바트로스(한 홀에서 파보다 3타 적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일)를 기록했다.

데이콤 이사회 의장으로서 이사들을 초대,친선 라운드를 하던 중 덜커덕 생애 최대 '골프 사고'를 낸 것.

구력 17년에 핸디캡 6인 남 사장은 지금까지 이글은 여덟 차례나 해봤지만 알바트로스는 처음이다.

이날 알바트로스는 실력과 운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레이크 코스 8번홀은 길이 477야드의 내리막 구조여서 '로 핸디캐퍼'들은 버디를 노리는 '서비스 홀'이다.

그런데 이날은 앞바람이 강하게 불어 버디를 잡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남 사장이 친 드라이버샷은 오른쪽 벙커를 넘어 페어웨이 중앙에 떨어졌다.

250야드의 장타였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227야드.

남 사장은 3번우드(혼마)를 뽑아들었다.

홀을 향해 곧게 날아간 볼은 그린 20야드 전방 페어웨이를 맞고 오른쪽 벙커를 피해 그린으로 올라갔다.

순간 동반자들은 "나이스 샷"을 외쳤다.

다들 이글 기회라며 축하했다.

그런데 그린에 올라가 보니 볼이 보이지 않았다.

벙커와 그린 뒤쪽을 돌아다니며 찾았으나 볼은 눈에 띄지 않았다.

남 사장이 로스트 볼로 처리해야겠다며 다른 볼을 꺼내려는 순간 동반자가 "알바트로스다"라고 외쳤다.

모두 모인 가운데 홀에서 볼을 꺼냈다.

볼은 남 사장이 친 타이틀리스트 1번이었다.

옆 홀에서 들릴 정도로 요란한 환호성이 터진 것은 물론이다.

남 사장은 그 알바트로스에 힘입어 그날 76타를 기록했다.

자신의 핸디캡보다 2타나 낮은 좋은 스코어였다.

남 사장은 LG그룹 내에서 장타자이면서도 정확성을 갖춘 '선수'로 통한다.

남 사장은 14일 "생애 첫 알바트로스를 기록해 기쁘다"면서 "아직 한 번도 못한 홀인원은 LG텔레콤 최고경영자로 사업에서 하겠다"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