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핵문제와 관련해 이란을 공격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14일 주장했다.

유럽연합(EU)-중남미 정상회담에 참석한 차베스 대통령은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이 주최한 모임에서 "이란인들은 공격을 받게 되면 석유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그런 일이 생기게 되면 "영국 중산층은 승용차를 이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게다가 이란은 만약의 경우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는데 나는 이란이 그만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이어 그는 이라크 전쟁을 "21세기판 베트남 전쟁"이라고 비판한 뒤 "그들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라크에서보다 더 좋지 못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좌파 정치인인 리빙스턴 시장과 대부분 좌파 지지자 및 노동조합 관계자들인 1천여명의 청중 앞에서 이뤄진 차베스 대통령의 연설은 예정보다 2시간정도 늦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젊은 차베스 지지자들이 북을 치고 차베스 지지 구호가 적힌 팻말을 흔드는 등 이날 강연은 정치 모임이라기보다는 록 콘서트와 흡사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리빙스턴 시장 역시 차베스 대통령에게 "런던 시민들은 석유 재벌이 아닌 당신의 편"이라고 화답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틀간의 일정으로 런던을 방문하고 있지만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의 면담은 일정에 포함돼 있지 않다.

(런던 로이터=연합뉴스)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