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싱가포르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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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이끄는 국민행동당이 최근 치러진 싱가포르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총 84석의 국회 의석 중 82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득표율은 66.6%에 그쳤다.
2001년 총선과 비교해 8.7%포인트 떨어진 득표율이다.
이 득표율은 싱가포르인 3분의 1이 국민행동당을 반대한 것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
국민행동당은 오랫동안 야당과 정치적 반대파들을 무시해왔다.
기껏해야 열심히 일하는 정부에 딴지를 거는 세력 정도로 봤다.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이런 시각은 변함없이 드러났다.
리셴룽 총리는 이렇게 평했다.
"야당 의석이 10석이나 15석,20석이라고 생각해보라.그러면 나는 싱가포르의 올바른 정책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어떻게 하면 야당을 꼼짝 못하게 하고 어떻게 지지표를 늘리고 내년의 국가적 과제보다 이번 주의 현안을 처리하느라 바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과정에서 야당 중 하나인 싱가포르민주당은 국민행동당의 가치와 이데올로기에 대해 분명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자유로운 연설이나 의견 발표에 대한 행정적 법률적 제한 조치를 비판하기 위해 시위와 시민 불복종 운동이란 선거전략도 들고 나왔다.
싱가포르민주당은 또 이번 선거에서 국립신장재단과 관련된 논란을 정부가 처리한 과정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신장재단은 최고경영자의 연봉이 38만달러에 육박하고 항상 비행기 1등석을 써왔으며 공개하는 재단 기금 규모도 실제와 다르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신장재단이 국영기관은 아니지만 민주당은 이 사례를 들어 정부와 관련된 회사와 법정 기구의 책임성 및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리 총리와 그의 아버지인 리콴유 전 총리는 민주당을 명예훼손 혐의로 제소했다.
민주당이 편지 등에서 현 정부가 신장재단과 관련된 정보를 통제하고 정치 엘리트들에게 도움이 되는 식으로 정치체제를 부패시켰다고 표현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야당인 노동자당도 이번 총선에서 선전했다.
알주나이드 선거구에선 43.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후보를 낸 선거구에선 평균 38.4%를 득표했다.
이는 다른 야당인 싱가포르민주연합보다 6%포인트,싱가포르민주당보다 15%포인트 높은 득표율이다.
리 총리도 노동자당과 싱가포르민주당을 견주며 노동자당이 많이 발전했다고 언급했다.
노동자당은 싱가포르에서 부(富)의 편중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양극화 해소를 위한 당 강령을 내놓고 선거를 치렀다.
최저임금제와 사회안전망에 기반한 조건없는 필요를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요구는 그러나 명예훼손 등의 이슈로 흐려져 버렸다.
국민행동당은 그런 식으로 문제를 회피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경제성장의 과실을 공유하고 있지 못하다고 느끼는 싱가포르인들을 위해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싱가포르인 3분의 1이 왜 야당을 지지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정리=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이 글은 호주 머독대 정치학 교수이자 아시아리서치센터장인 개리 로단이 '싱가포르의 충격'이란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칼럼을 정리한 것입니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이끄는 국민행동당이 최근 치러진 싱가포르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총 84석의 국회 의석 중 82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득표율은 66.6%에 그쳤다.
2001년 총선과 비교해 8.7%포인트 떨어진 득표율이다.
이 득표율은 싱가포르인 3분의 1이 국민행동당을 반대한 것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
국민행동당은 오랫동안 야당과 정치적 반대파들을 무시해왔다.
기껏해야 열심히 일하는 정부에 딴지를 거는 세력 정도로 봤다.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이런 시각은 변함없이 드러났다.
리셴룽 총리는 이렇게 평했다.
"야당 의석이 10석이나 15석,20석이라고 생각해보라.그러면 나는 싱가포르의 올바른 정책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어떻게 하면 야당을 꼼짝 못하게 하고 어떻게 지지표를 늘리고 내년의 국가적 과제보다 이번 주의 현안을 처리하느라 바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과정에서 야당 중 하나인 싱가포르민주당은 국민행동당의 가치와 이데올로기에 대해 분명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자유로운 연설이나 의견 발표에 대한 행정적 법률적 제한 조치를 비판하기 위해 시위와 시민 불복종 운동이란 선거전략도 들고 나왔다.
싱가포르민주당은 또 이번 선거에서 국립신장재단과 관련된 논란을 정부가 처리한 과정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신장재단은 최고경영자의 연봉이 38만달러에 육박하고 항상 비행기 1등석을 써왔으며 공개하는 재단 기금 규모도 실제와 다르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신장재단이 국영기관은 아니지만 민주당은 이 사례를 들어 정부와 관련된 회사와 법정 기구의 책임성 및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리 총리와 그의 아버지인 리콴유 전 총리는 민주당을 명예훼손 혐의로 제소했다.
민주당이 편지 등에서 현 정부가 신장재단과 관련된 정보를 통제하고 정치 엘리트들에게 도움이 되는 식으로 정치체제를 부패시켰다고 표현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야당인 노동자당도 이번 총선에서 선전했다.
알주나이드 선거구에선 43.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후보를 낸 선거구에선 평균 38.4%를 득표했다.
이는 다른 야당인 싱가포르민주연합보다 6%포인트,싱가포르민주당보다 15%포인트 높은 득표율이다.
리 총리도 노동자당과 싱가포르민주당을 견주며 노동자당이 많이 발전했다고 언급했다.
노동자당은 싱가포르에서 부(富)의 편중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양극화 해소를 위한 당 강령을 내놓고 선거를 치렀다.
최저임금제와 사회안전망에 기반한 조건없는 필요를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요구는 그러나 명예훼손 등의 이슈로 흐려져 버렸다.
국민행동당은 그런 식으로 문제를 회피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경제성장의 과실을 공유하고 있지 못하다고 느끼는 싱가포르인들을 위해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싱가포르인 3분의 1이 왜 야당을 지지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정리=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이 글은 호주 머독대 정치학 교수이자 아시아리서치센터장인 개리 로단이 '싱가포르의 충격'이란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칼럼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