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나가는 동안 연기가 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해서 고통스러웠어요. 그런 제 연기를 매일 모니터한다는 것도 고통이었죠."

19일 종영을 앞둔 인기 일일극 KBS1TV '별난 여자 별난 남자'(극본 이덕재, 연출 이덕건ㆍ박기호)의 주인공 김아중이 8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15일 오후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이 드라마의 종방연에서 "드라마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얻어가는 것 같다"며 "그런데 8개월 동안 연기하면 베테랑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연기 숙제만 늘었다"고 말했다.

김아중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꿋꿋한 성격을 잃지 않는 김종남 역을 맡았다.

역경을 딛고 장석현(고주원)과의 결혼에 골인하며, 극 후반부에는 남편에게 헌신하는 청순한 면을 선보였다.

그는 "평소 청순가련형 역을 맡아 보고 싶었는데 극 후반부에 해 봐서 기뻤다"며 "극 초반에는 억척스러웠지만 후반부에는 여성스러운 면을 연기할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를 통해 바뀐 점도 소개했다.

"시작 전에는 작품을 찾아다녔는데 이제는 나에게 들어오고 있다"고 웃으며 "카메라 앞에서 의연해진 것도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8개월 동안 특히 힘들었을 때는 석현이 종남과 결혼하기 위해 납치한 장면이 방송되던 무렵. 이후 둘은 결혼까지 이르게 됐고 종남의 캐릭터가 크게 달라져 변화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고 비행기를 타고 숨어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죠. 하지만 미천하나마 여기까지 제가 올 수 있게 도와준 사람들을 잊을 수 없었어요.힘들수록 더 작품에 전념했죠."

'종남 캐릭터'가 시청자에게 어필한 것에 대해서는 "씩씩한 성격과 함께 예기치 못한 면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모든 면에서 '천사'인 기존의 드라마 주인공과 달리 현실적인 면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김아중은 별다른 휴식 없이 16일부터 곧바로 영화 '미녀는 괴로워' 촬영에 돌입한다.

"드라마를 끝냈다는 실감이 아직은 나지 않아요.내일도 아침에 일어나서 드라마를 찍으러 가야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