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진대제,한나라당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정책 등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자세하게 밝혔다.

두 후보는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수도권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수도권 기업의 지방이전에 대해 진 후보는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환영한 반면,김 후보는 수도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반대했다.

택지공급 문제나 영어마을 정책 등에 대해서도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수도권규제정책

- 경기도의 사활이 걸린 수도권규제정책에 대한 상반된 정책시각들이 엇갈리고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기본입장을 들려주시지요?

▶진대제=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현행 입지규제위주의 획일적인 권역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고， 경기도가 스스로 계획하고 관리하는 '자율적,계획적 관리체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봅니다. (도지사에 당선되면) 이를 통해 각 권역별 특성에 맞는 지속가능한 성장 발전을 지원하도록 할 것입니다.

▶김문수=기업인들을 만나보면 투자여력도 있고 의지도 있지만 정부의 규제 정책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수도권정비법에 의해 9，000평 이상 공장 용지는 안되고있습니다.

소규모 공장만 가능합니다.

그 결과 무허가공장이 난립하고있습니다.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안에 규제 때문에 콩밭을 그대로 두어야 하는 실정입니다. 수도권정비법을 폐지하여 규체를 철폐하고 투자를 활성화해야한다.

경기도를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수도권기업 지방이전

- 현 정부의 수도권공장및 공기업 지방이전을 통한 지역균형발전 촉진정책에 대한 의견은？

▶진대제=잘하는 정책이라고 봅니다.

계속되어야 합니다.

21세기는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세방화(Glocalization) 시대입니다.

교통망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기초해 국토와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발전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수도권 공장 공기업의 지방이전을 계기로 오히려 수도권의 질적 발전을 도모하고 수도권의 교통， 환경， 주택 등 효율적인 도시기능의 회복을 통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김문수=수도권과 지방의 관계를 경쟁 관계로 보면 안됩니다.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수도권은 중국의 상해와 북경，일본의 동경권과 경쟁해야 합니다.

서울，경기，인천 다 합쳐도 북경의 60%밖에 안됩니다.

수도권에 공장 설립을 규제하면 지방로 가는 것이 아니라 중국 이나 다른 해외로 갑니다.

이미 4만여개 기업이 해외로 나갔습니다.

공장 이전에 많은 비용이 들지만 규제 때문에 부담을 감수하는 현실입니다.

수도권이 발전하면 지방도 함께 발전한다는 것을 다른 지방에서도 아셔야합니다.


◆경기북부정책

- 경기도 내부의 양극화가 심각합니다.

경기북부활성화를 위한 구상을 들려주시죠.

▶진대제=첫째, 엄격한 환경보전대책을 전제로 선별적 규제완화을 통하여 패밀리랜드와 같은 대규모 가족형 관광시설을 유치할 것입니다. 둘째, 개별입지 공장의 집단화를 유도하고 공유기반 서비스를 대폭 확충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 공단을 조성하여 침체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겠습니다.

▶김문수=우선 교통문제부터 해결되지 않는 한 획기적인 발전이 힘들다고 본니다. 하지만 노무현정부에서 행정복합도시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속도로를 비롯한 경기북부개발사업들이 계속 밀려 늦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차원을 넘어 국가차원에서 경기도에 대한 재정투자가 미뤄지는 것은 걱정입니다.

도로에서 교육시설까지 잘해놓으면 기업은 투자한다.경기북부에 대학， 외고,레저단지 등의 유치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7호선 상계동 기지창을 포천으로 이전시키고， 7호선 전철을 포천이나 연천까지 끌어올리는 구상도 하고 있습니다.


◆ 수도권 광역행정

- 서울－경기－인천은 하나의 생활권인데 아직 통합행정에 부족한점이 많습니다.

어떤 정책비전을 갖고있는지요？

▶진대제=서울시 대중교통체계 개편이후，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들은 요금부담 증가， 노선폐지 및 단축 등 서울중심의 일방적 조치로 불편이 크게 늘었습니다. '수도권 교통조합'에 더 큰 권한과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지자체간 교통체계의 조정자로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수도권내 대중교통수단간 통합 환승할인 요금체계를 도입함으로써 대중교통요금 부담완화를 통한 이용율을 제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문수=수도권이 따로 놀면 도쿄 북경 상해권과 상대할 수 없다.

광역 통합행정을 강력하게 주장할 생각입니다.

시급한 현안은 식수와 교통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2조 8천억원을 쏟아부어도 팔당상수원이 목표수질에 이르지못하고 있습니다.

상수원보호도 못하고 소규모 난개발만 부추기는 수도권정비법때문입니다.

2，300만 수도권 시민이 마시는 물을 깨끗이 공급하면서도 경기 동북부의 계획적 개발도 동시에 추진해야합니다.

계획적 친환경 개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오염총량제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교통도 문제인데 수도권 버스전철 요금을 일원화 해서 통합요금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 택지.주택공급

- 경기도에 신규 택지개발이 집중되왔고 앞으르도 그럴 것입니다. 신도시등의 과정에서 환경파괴와 난개발이 증폭되는 한편으로 경기도의 기존도시들은 인근 신도시에 밀려 슬럼화가 가속화되어왔다는 비판이 일고있습니다. 신개발과 기존도시 재개발중 어디에 중점을 둬야한다고 봅니까?

▶진대제=신.구도시간의 주거환경 격차가 심한게 사실입니다.구도심지에 대한 광역재개발 사업을 통해 질 높은 주거환경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을 것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실무지원단을 구성하고， 부족한 교통망을 확충하고， 학교나 공원， 상하수도의 정비 등을 통하여 도시 인프라를 높여줄 계획입니다.임대주택 의무비율을 높이고， 순환정비방식의 도입을 통해 원거주민에 대한 대책도 적극 수립할 것입니다.

▶김문수=선택의 문제라기보다는 병행되어야한다. 기존 구도심 재개발을 뉴타운방식으로 추진하고， 현지 주민의 정착률을 높이는 순환개발 방식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시에 그린없는 그린벨트(창고벨트，비닐벨트)를 1천만평 정도 대규모로 계획적으로 개발을 해서 친환경적 고급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경기도에 고급주택이 늘어나면 이른바 '서울 강남발 집값문제'도 상당부분 해결될 것이다.


◆ 부동산세금

- 종부세등 부동산 보유세 중과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진대제=어마어마한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 투기시장에 흡수되어 가격 폭등현상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중과하는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김문수=다주택 보유자의 중과는 반대하지 않지만 1가구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중과세는 현실적으로 무리한 면이 있습니다.

세금인상은 순차적으로 해야 한는데 너무 급합니다.

부동산 문제를 세금만능 주의로 풀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 평준화 정책

- 서울은 사설학원이 발달해 평준화를 보완하고 있는데 반해 경기도는 그게 안된다고 학부모들은 생각합니다.

그래서 경기도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좋아지면 서울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평준화 문제 등 교육정책에 대한 소견을 들려주시죠.

▶진대제=평준화 정책의 기조는 유지되어 합니다.

그러나 교육의 다양성， 창조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율학교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사교육비 2분의 1 절감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입니다.

경기도 전역에 이-러닝(e－learning)을 활성화할 것입니다. 모든 학교에 영어 원어민 교사 배치하고， 교사들의 실용영어 향상을 위한 연수를 강화하고 사이버 영어마을을 대폭 확충할 것입니다.

▶김문수=평준화제도의 틀을 유지하되 단점을 보완해야 합니다.

수월성 교육을 가능하게 하고， 교육소비자에게 학교 선택권이 주어져야 합니다.

우수한 소득층 자녀들이 평준화제도 아래서 오히려 잠재력을 펴보지 못하고 사장당한다는 분석도 있기때문에 이를 유염해서 교육정책을 펴야한다고 봅니다. 경기도는 남북 간， 동서 간 지역격차가 큰 데 열악한 지역에 자립형사립고를 유치시켜 지역불균형 해소해야한다고 봅니다.


◆ 영어마을정책

- 경기도의 야심작인 영어마을 정책을 놓고 정부에서 비판론이 일고있습니다. 어떻게 봅니까?

▶진대제=영어마을이 우리 학생들에게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학습효과를 높여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막대한 초기 투자비와 매년 엄청난 재정지원이 필요합니다.지속가능한 방식인지 의문이기도 합니다. 영어마을보다 과밀학급 해소， 원어민 교사의 충원 등 학교 교육의 보편화를 위해 더욱 투자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따라서， 영어마을의 확대에는 반대합니다.

▶김문수=안산에 이어 파주 영어마을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미 계획된 양평 영어마을까지는 무리없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다만 운영상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위탁 등 새로운 운영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수원=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