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성급 회담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위한 실무 접촉이 16일 판문점과 금강산에서 시작됐다.

○장성급 회담=한민구 육군 소장이 이끄는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 판문점에서 김영철 북한 인민군 중장 등 북측 대표단을 만나 △경의·동해선 철도와 도로 통행의 군사적 보장합의서 체결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대책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를 논의했다.

첫날 회담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두 시간 만에 끝났다.

남측 차석 대표인 문성묵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은 "지난주 제12차 철도·도로 연결 실무 접촉에서 25일 시험 운행을 합의한 만큼 철도 통행을 위한 군사보장 합의서를 우선 체결하자고 제의했으나 북측은 서해상 충돌 방지를 위한 '근원적 조치'를 먼저 협의해야 한다고 해 입장 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북측은 3차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실질적인 해상 경계선인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대신할 새로운 해상 군사분계선을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철도 통행을 위해 군사적 보장 합의서를 체결하는 문제와 관련,문 팀장은 "북측은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았으나 장성급 회담에서 논의할 사안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장성급 회담은 18일까지 출퇴근 형식으로 계속된다.

○DJ방북 실무접촉=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시기 및 일정과 교통편을 확정 짓는 자리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수석 대표로 하는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금강산 호텔 2층 회담장에서 접촉을 시작했다.

대표단은 북측에 김 전 대통령이 경의선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타진했다.

방북 시기는 6월 말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7일까지인 이번 접촉에는 우리측에서 정 전 장관 외에 이관세 통일부 정책홍보실장,최경환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관,천해성 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 운영부장이,북측에서는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각각 4명이 대표단으로 나섰다.

판문점=공동취재단·김수찬 기자·정지영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