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교보생명의 '보험왕'으로 뽑힌 고유지 설계사(46)는 2003년 FP고객만족대상에서 전체 3위,2004년에는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실력있는 설계사였다.

그런 그의 이름이 지난해 수상자 명단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고 설계사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는 동료들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서야 알려지게 된 사실이지만 고 설계사의 남편이 갑작스런 암선고를 받아 간병을 하느라 그는 보험설계 활동을 잠시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의 남편은 결국 지난해 3월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남편과의 사별이라는 경험은 고 설계사가 보험설계 업무의 중요성을 직접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기다리는 고객들을 위해,유학 중인 아들에게 아빠의 빈 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공백 기간을 만회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남편과의 사별 이후 고객들을 대할 때 예전과는 다른 책임감까지 갖게 됐다고 한다.

고 설계사는 지난 1년 동안 대구지역 공업단지의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보험을 판매해 95억원의 수입보험료 실적을 올렸다.

현재 보유 중인 계약만 763건에 이르고 있으며,13회차 계약유지율(보험계약이 1년 이상 유지되는 비율)은 99.8%로 완벽에 가깝다는 평가다.

갑자기 직장을 잃게 된 고객이 1건의 보험계약을 해약하는 바람에 안타깝게 100%를 이루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25회차 유지율도 99%에 달한다.

업계의 평균 25회차 유지율인 65%와 비교해 크게 높은 수치다.

이처럼 탁월한 그의 영업실적은 "보험을 얼마나 많이 파느냐보다 얼마나 제대로 고객을 이해시키고 가입할 수 있도록 돕느냐가 우선"이라는 영업철학 덕분에 가능했다고 주변사람들은 얘기한다

고 설계사는 고객의 상황에 맞는 꼭 필요한 보험상품만을 권하고 한 번 인연을 맺은 고객은 가족과 같이 대한다.

또 고객이 보험상품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이해한 다음에 가입을 결정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설명하고 알려준다.

절대로 가입을 강권하는 일이 없다.

"아무리 예쁘고 비싼 옷도 본인에게 맞지 않고 어울리지 않으면 소용없잖아요.

보험도 마찬가지예요.

고객에게 꼭 필요한 보험을 제대로 권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그걸로 인해 고객이 만족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그의 주고객층인 대구지역 공업단지의 경영자 가족 가운데는 자녀가 결혼해서 낳은 아이까지 3대에 걸쳐 고객이 된 가족도 있다.

이제는 고객들도 그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집안의 대소사를 상담할 정도다.

대구에서 인연을 맺은 고객들이 하나 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의 활동범위도 넓어졌다.

이제는 고객을 만나기 위해 일주일에도 몇 번씩 다른 지역을 오가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는 "고객이 발전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함께 커나가는 게 이 직업의 매력"이라며 "고객과 함께 무슨 일이든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