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분양될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의 당첨 확률이 '바늘구멍' 같았던 지난 3월 중·소형 분양 때보다는 높아질 전망이다.

민간 분양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평균 50 대 1 안팎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3월 분양(평균 781 대 1) 때의 16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판교 중·대형 아파트는 주택채권입찰제가 새로 적용되는 등 자금 부담이 더욱 커지는 만큼 청약 대기자들은 지금부터 철저한 자금 계획을 세워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청약경쟁률 50 대 1 될 듯

청약예금 가입자 중 전용면적 25.7평 초과 중·대형 평형에 신청할 수 있는 1순위자(서울·수도권)는 지난 4월 말 현재 126만명이다.

1순위자가 매월 1만명 안팎 늘어나므로 8월 분양 때는 129만명가량이 청약 자격을 얻게 될 전망이다.

이들이 모두 민간분양 아파트(총 4993가구) 청약에 나설 경우 경쟁률은 평균 258 대 1에 달하지만 실제 청약자는 이보다 훨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주택 규모가 중·대형이어서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은 만큼 청약 포기자가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판교 중·대형 아파트는 계약금과 채권매입액 등 초기 자금만 2억원 안팎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3월 분양 때도 전체 1순위자 중 20%만이 실제 청약통장을 사용했다"며 "중·대형 신청 자격을 갖춘 청약예금 1순위자의 20%가 청약한다면 대략 청약자는 25만명,경쟁률은 평균 50 대 1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자금 준비는 지금부터

판교 중·대형 아파트 청약 희망자들은 무엇보다 자금 계획을 미리 철저하게 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분양가가 워낙 비싸고 채권입찰제 시행으로 계약자의 실부담액이 큰 만큼 중·소형 청약 때보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달 초 판교 중·소형 아파트에 당첨되고도 돈을 구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한 사람만 100여명에 달했을 정도다.

업계에선 표준 건축비(평당 369만원)와 택지비 상승을 감안할 때 중·대형 평형의 분양가를 평당 1300만원 선으로 45평형의 경우 총 6억원(채권매입액 제외) 안팎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당장 계약금(분양금액의 20%)만 1억2000만원이 필요하다.

계약 전에 국민주택채권도 매입해야 한다.

채권매입액은 인근 분당 시세의 90%에서 판교 분양가를 뺀 금액으로 45평형 기준 2억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입과 동시에 국민은행에 되팔 경우 손실률은 대략 35% 선.계약자가 7000만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채권매입액이 1억원을 넘기 때문에 분할 납부가 가능하지만 계약 전까지 최소 5250만원(1억원+1억원 초과액의 50%에 대한 손실률 35%)을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판교 45평형 당첨자는 9월 말로 예상되는 계약일에 1억7250만~1억9000만원을 현금으로 쥐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중도금과 잔금 등은 별도다.

평형이 더 넓다면 준비해야 할 금액도 그만큼 커진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