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중국 방문 이틀째인 22일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주석 및 원자바오 총리와 회담을 갖고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11월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찾은 메르켈 총리는 원 총리와의 이날 회담에서 유럽연합(EU)이 중국 최대의 무역 파트너인 점을 강조하며 유로화의 비중을 높이는 환율시스템 조정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측은 중국의 바스켓 통화 가운데 유로화의 비중이 높지 않아 유럽 제품의 중국 수출에 손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메르켈 총리는 또 외국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규정도 철폐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총리는 입장 차이를 보이는 EU의 대중국 무기금수 해제,이란 핵문제,중국의 시장경제지위인정,지식재산권 보호 등에서도 협의했다고 베이징의 소식통들이 전했다.

양국 총리는 회담이 끝난 뒤 양국 간 첨단기술포럼에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들은 40여명의 독일 기업인들이 수행하는 메르켈 총리의 3일간 방문기간 중 20여건의 경제관련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멘스와 후난성 정부 간에 체결될 200량 이상 규모의 열차 생산공장 설립도 그 중의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멘스 주도의 컨소시엄이 상하이와 항저우를 잇는 자기부상열차 시공권을 따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메르켈 총리가 중국 지도자들과 회담을 마친 뒤 상하이로 내려가 지멘스가 제작해 상용화한 자기부상열차를 타기로 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독일과 중국은 지난해 교역규모가 632억달러로 EU·중국 무역의 3분의 1을 차지했을 정도로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현재 1800여개의 독일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