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고전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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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반짝 하기는 쉽다.
수없이 솟아나고 사라지는 것들 중 드물게 살아남는 건 시대에 상관없이 사람살이의 근간을 밝혀주는 것들이다.
생명이 긴 것들은 그러니까 그만큼 진리에 가깝거나 가슴 깊숙이 다가서는 뭔가를 지닌 셈이다.
'고전의 핵심은 객관적 불멸'이란 말은 그래서 나왔을 터이다.
고전(古典)은 또 뛰어났으나 현실에서 실패한 이들의 노작(勞作)인 수가 많다.
실패를 통해 깨달은 것들,평생동안 추구했으나 이루지 못한 꿈과 그 실현 방법을 담은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 고전엔 따라서 그들의 눈물과 땀,후세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줄여보려는 간절한 염원이 서려 있다.
중국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 사범대학이 문제 학생들에게 고전을 읽힌다는 소식이다.
경고 관찰 출교 등 기존 처벌법에 '고전 읽기'를 추가,논어 맹자 중용 대학 등 사서삼경을 읽도록 한 뒤 독후감을 잘 써내면 학생부에 '개과자신(改過自新,잘못을 고쳐 새사람이 됐다)'이라는 면죄부 성격의 문구를 기록해준다는 것이다.
툭하면 인터넷에서 베껴내기 다반사인 우리 실정으로 보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낡은 방식'으로 여겨질지 모르지만,글이란 평가자의 꼼꼼함과 눈썰미에 따라 얼마든지 진위 판별이 가능하다.
보통 글도 읽고 내용을 요약하면서 생각을 털어 놓으려다 보면 마음을 파고드는 대목이 있게 마련인데 하물며 고전임에랴.
때로는 구식이 가장 좋은 방책일 수 있다.
'땅 속에 보물이 있다는 말에 따라 땅을 팠더니 풍작이 됐다'는 건 책 읽기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잔소리도 자꾸 들으면 가슴에 새겨졌다 무심코 하는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만큼 강제로라도 고전을 읽고 소화하게 만들면 배우고 익히고 깨닫는 바가 있을 게 틀림없다.
바람이 옷을 벗기지 못한다는 건 만고불변의 사실이다.
쉬저우 사범대학이 문제아들을 경고하고 내쫓는 대신 논어와 맹자 등 고전 읽히기를 택했다는 건 사회 전반이 윤리 부재에 허덕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커 보인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수없이 솟아나고 사라지는 것들 중 드물게 살아남는 건 시대에 상관없이 사람살이의 근간을 밝혀주는 것들이다.
생명이 긴 것들은 그러니까 그만큼 진리에 가깝거나 가슴 깊숙이 다가서는 뭔가를 지닌 셈이다.
'고전의 핵심은 객관적 불멸'이란 말은 그래서 나왔을 터이다.
고전(古典)은 또 뛰어났으나 현실에서 실패한 이들의 노작(勞作)인 수가 많다.
실패를 통해 깨달은 것들,평생동안 추구했으나 이루지 못한 꿈과 그 실현 방법을 담은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 고전엔 따라서 그들의 눈물과 땀,후세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줄여보려는 간절한 염원이 서려 있다.
중국 장쑤(江蘇)성 쉬저우(徐州) 사범대학이 문제 학생들에게 고전을 읽힌다는 소식이다.
경고 관찰 출교 등 기존 처벌법에 '고전 읽기'를 추가,논어 맹자 중용 대학 등 사서삼경을 읽도록 한 뒤 독후감을 잘 써내면 학생부에 '개과자신(改過自新,잘못을 고쳐 새사람이 됐다)'이라는 면죄부 성격의 문구를 기록해준다는 것이다.
툭하면 인터넷에서 베껴내기 다반사인 우리 실정으로 보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낡은 방식'으로 여겨질지 모르지만,글이란 평가자의 꼼꼼함과 눈썰미에 따라 얼마든지 진위 판별이 가능하다.
보통 글도 읽고 내용을 요약하면서 생각을 털어 놓으려다 보면 마음을 파고드는 대목이 있게 마련인데 하물며 고전임에랴.
때로는 구식이 가장 좋은 방책일 수 있다.
'땅 속에 보물이 있다는 말에 따라 땅을 팠더니 풍작이 됐다'는 건 책 읽기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잔소리도 자꾸 들으면 가슴에 새겨졌다 무심코 하는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만큼 강제로라도 고전을 읽고 소화하게 만들면 배우고 익히고 깨닫는 바가 있을 게 틀림없다.
바람이 옷을 벗기지 못한다는 건 만고불변의 사실이다.
쉬저우 사범대학이 문제아들을 경고하고 내쫓는 대신 논어와 맹자 등 고전 읽히기를 택했다는 건 사회 전반이 윤리 부재에 허덕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커 보인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