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거품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대치동 등 강남권의 급매물 거래가 급격히 줄면서 매기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급매물의 경우 어느 정도는 소화가 됐는데 이달 들어서부터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23일 강남권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의 유력단지로 꼽히는 미도아파트 41평형의 경우 이달 들어 호가 17억원에 매물로 나왔지만 아직 매수세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달까지 18억∼19억원을 호가했던 물건이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매물로 나온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매수세가 없다"며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란 생각 때문에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24억∼25억원을 호가하던 대치동 선경아파트 45평형도 요즘 호가 22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매수문의조차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치동 B공인 관계자는 "대치동은 집값 등락에 관계없이 수요가 항상 있어왔는데 이제는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치동 집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개포동 역시 비슷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저층 재건축 단지들에 이어 개포주공5,6,7단지 등 중층 단지들도 호가가 내리는데 매수세는 구경하기 힘들다.

개포동 C공인 관계자는 "31평형의 경우 기존 호가인 10억원에서 2000만∼3000만원가량 낮은 매물이 많이 쌓였지만 매수문의는 크게 줄고 있다"고 밝혔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에서도 14억5000만∼15억원하던 35평형이 이달 들어 14억원까지 호가가 하락했지만 매수세는 깜깜무소식이다.

잠실 D공인 관계자는 "35평형 물건 하나가 최근 13억8000만원에 팔렸을 뿐 대부분 매물은 현재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급매물이 30∼40개가량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최근 강남권 주택거래 감소 현상은 집값거품 논란 외에 6억원 초과 고가(高價)아파트에 대한 담보대출 요건강화 등이 겹치면서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