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4만6000원대를 웃돌던 한국전력의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기록하며 4만원까지 밀려났다.

급락장에 동반 하락한 탓도 있지만 1분기 실적 부진이 한몫했다.

이 회사의 1분기 실적은 쇼크 수준이었다.

1분기 영업이익이 631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4245억원에 비해 무려 85.1%가 감소했다.

경상이익은 78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54%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7323억원으로 34.3% 줄었다.

당시 증권업계의 1분기 추정 평균치가 영업이익 8752억원,순이익 1조500억원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예상치를 한참이나 밑돌았다.

이 같은 실적부진은 구입 전력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올들어 원유가격이 크게 증가하면서 에너지 구입 비용이 덩달아 늘어난 것이다.

유가가 2분기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전력의 2분기 전망도 순탄치만은 않지만 2분기 실적개선 가능성 역시 적지 않다.

우선 환율이 고유가에 맞서 이 회사의 수익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0원씩 떨어질 때마다 한전의 경상이익은 1.9%씩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2분기 초반 환율 하락폭이 거세졌다는 점에서 고유가의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한 것으로 판단된다.

1분기 실적 악화 중 상당부분이 일시적인 요인에 의해 작용했다는 점도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높인다.

1분기에는 원전예방 정비일수가 감소한 데다 수선유지비가 급증했다.

중장기 전망은 더욱 밝은 편이다.

전력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연료비 효율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규제 리스크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유가급등 등 외부 충격을 전기요금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최근 급락장의 영향으로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급락을 이어갔던 코스피 지수와는 대조적으로 하락폭이 점차 완만해지고 있다.

5월 15~17일 3일간 하락폭이 8.1%에 달했지만 23일까지 최근 3일간은 1.7%에 불과하다.

지수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점차 방어주로서의 한국전력의 면모가 살아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이 4954억원,순이익은 2978억원으로 각각 전년에 비해 31.2%,21.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