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1300선이 붕괴되는 등 경제 상황의 악화기미가 뚜렷한 가운데 하반기 전망마저 갈수록 흐려지고 있어 걱정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어제 내놓은 2006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 성장률 전망치를 4.8%로 제시해 종전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 1·4분기의 높은 성장률을 반영, 당초 전망치를 상향수정할 것이란 관측과는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은 하반기 경제상황이 그만큼 좋지 못하다는 뜻에 다름아닐 것이다.

이에 앞서 한국경제연구원도 올 성장전망치를 당초의 4.9%에서 4.6%로 0.3%포인트 끌어내린 상황이고 보면 우려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 향방(向方)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 것은 각종 경제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사상초유의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 원화환율 역시 좀처럼 내림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시는 연일 급락세를 거듭하고 있고 최근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부동산 버블 붕괴론도 위기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게다가 세계경제마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인상 추세 등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형편이다.

물론 비관적 예측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0.1%포인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0.3%포인트 각각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이런 낙관적 전망은 급전직하(急轉直下)로 악화된 최근의 경제여건 변화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인 만큼 큰 의미를 두기는 힘들 것이다.

정부는 아직도 올해 5% 성장은 가능하다는 공식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두바이유 기준)와 환율이 정부예상치인 54달러와 달러당 1010원을 크게 벗어난 상황에서도 그런 전망이 유효할지는 지극히 의문이다. 설령 올 목표치를 달성한다 하더라도 1분기의 고성장에 크게 의존한 그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따라서 정부는 섣부른 낙관론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경제활력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과도한 원화가치 절상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급격한 금리인상을 자제함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에 처한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일시에 추락하는 사태는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