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대형 사건 수사로 업무 강도가 높은 탓에 남성들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처음으로 여성 수사관이 배치됐다.

대검찰청은 대검 공적자금 비리 합동단속반 소속이던 박민자 수사관(36)을 23일자로 대검 중수1과에 배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중수 1과는 현대자동차 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제5공화국 출범 직후인 1981년 4월 설치된 대검 중수부는 그동안 5공 비리사건,노태우씨 비자금 사건,대선자금 사건 등 역사의 획을 긋는 초대형사건을 맡아왔지만 그동안 여성 검사나 수사관은 한 명도 없었다.

이 같은 금녀의 벽을 박 수사관이 처음으로 깰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있었다.

박 수사관은 1991년 10월 검찰에 들어와 그동안 서울지검 특수부를 비롯 인천지검 강력부,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 등 특수 수사쪽에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남성 수사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기 때문이다.

박 수사관은 인천지검 강력부에 근무할 때인 2001년 판결문을 위조한 토지 사기단,교통사고 은폐 경찰관,조직폭력배 투견 도박단 사건 등 대형 사건에 참여했다.

2003년 7월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로 옮겨 굿모닝시티,대우건설 비자금 사건 수사에서도 여성 수사관으로서의 실력을 발휘했다.

박 수사관은 검찰 내에서 보기 드문 '부부 수사관'으로도 유명하다.

서울서부지검에서 수사관으로 근무하는 박 수사관의 남편은 현재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 수사팀에 참여하고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