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등 야당은 25일 열린우리당의 대국민 호소문 발표를 '정치적 쇼'로 일축하면서 "이미 때가 늦었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국민의 마음이 한순간의 읍소와 눈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면서 "여당의 반성은 '말로만 반성'이며,눈물 몇 방울의 반성으로 누적된 불신을 씻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패배가 자명해지니까 경기하다 말고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내 심판에게 영패나 모면하게 해달라고 사정하는 꼴"이라며 "3년 내내 분열조장,코드 챙기기로 일관해 온 정부 여당의 자업자득이자 만시지탄"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아예 열린우리당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종필 대변인은 "다급해진 여당이 읍소작전으로 나오는데,이는 대국민 사기극이자 아무 감동도 없는 신파극"이라면서 "평소에 공부를 안 하던 학생이 시험 전날 울고불고 한다고 해서 점수가 나오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꼬집었다.

그는 "현 민주개혁세력 위기의 출발점은 민주당 분당에 있다"며 "분열의 산물인 열린우리당 해체 선언부터 하는 것이 모든 위기극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여당의 호소는 사실상의 선거 패배 선언이자 구걸 정치"라며 "열린우리당의 패배는 개혁세력의 패배가 아니라 개혁 배신세력의 패배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중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자업자득이란 점을 먼저 반성해야지 읍소형으로 표를 구걸하는 것은 전근대적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