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은 침대시트로,목욕탕은 수돗물 사용량으로….'

자영업자의 탈세수법 못지않게 국세청의 탈세 적발 요령도 점점 기발해지고 있다.

침대시트 사용량으로 여관의 탈세를 적발했던 국세청이 수돗물 사용량을 통해 목욕탕의 탈세를 잡아냈다.

25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에 있는 A목욕탕은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를 추징한 데 불복,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국세청은 탈세 제보를 통해 A목욕탕의 수입금액 집계표를 입수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장부를 비치하지 않은 A목욕탕에 대해 국세청은 수입액과 물 사용량이 비례관계에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즉 안양시장으로부터 수돗물 사용량을 얻어내 수돗물 t당 평균수입금액을 산정하고 여기에 수돗물 사용량을 곱해 목욕탕 수입금액을 추계한 것.

A목욕탕은 이에 대해 "물 사용량이 점점 감소했고 누수가 심했는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수입금액 집계표도 실제 영업실적이 아니라 대출을 받기 위해 임의로 작성한 것으로 이를 근거로 추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심판원은 "목욕탕업의 수입금액과 물 사용량과는 비례관계에 있으므로 이를 통해 각 과세기간별 수입금액을 추계한 것은 적법한 추계방법에 해당한다"며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국세청은 최근 수입을 줄여 탈세한 여관에 대해 거래 세탁업소를 통해 침대시트 사용량을 입수,부가가치세 등을 추징한 바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