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가 안정을 되찾았다.

월드컵축구 4강 주역 3인방이 버틴 미드필더가 큰 힘이 됐다.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은 26일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대표팀 평가전에서 미드필더진에 공격형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더블 수비형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김남일(수원) 등 베스트 멤버를 선발 출전시켰다.

지난 23일 세네갈전에서는 김두현(성남)-백지훈(FC서울)-이호(울산) 라인으로 미드필더진을 구성했지만 상대의 변칙 전술과 강한 압박에 혼쭐났다.

물론 보스니아는 세네갈과 달리 전면적인 압박보다는 수비지향으로 경기를 운영해 상대적으로 아드보카트호의 미드필더는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들로 미드필더진이 구성되면서 공.수의 안정은 확연하게 드러났다.

경기 전반을 지배하면서 볼을 소유하는 시간을 길게 확보할수 있었던 것도 이들이 제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미드필드 라인의 '꼭짓점' 박지성은 부상으로 치료와 재활에 전념해 오다 모처럼 실전에 투입돼 절정의 감각은 보여주질 못했지만 특유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공격력을 갖춘 이을용은 수비는 물론 날카로운 패스 연결로 공격에 숨통을 열었다.

후반 29분에는 아크 왼쪽에서 빨랫줄 같은 왼발 중거리슛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67분을 뛰고 김상식(성남)과 교체된 '진공청소기' 김남일도 최근 허리 통증으로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상대 공격을 적절히 지연시키고 차단하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해 냈다.

최진한 전 전남 코치는 "미드필더나 수비는 무난했다.

다만 우리가 공을 잡았을 때 상대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공격수들의 움직임만 더 좋고, 마무리 패스의 질만 높았더라면 더 많은 득점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도 "역공시 미드필드에서 강하게 밀고 올라가야 하는데 패스와 움직임이 다소 좋지 않아 공세를 누그러뜨린 점은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