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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 데스크] 강남집값 주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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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우 < 부국장 >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복부인 기획부동산업자 건설업체 등과의 '전쟁'에 달려있는 상황이 됐다."

    얼마전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은 부동산문제 해결의 걸림돌로 이들 집단을 지목했다. 과연 그럴까?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과정을 살펴보면 김 실장이 제대로 짚었는지,사돈 남말 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지금과 같은 '강남발 부동산문제'는 없었다. 외환위기를 겪은데다 노태우 정권이 추진한 분당 일산 신도시 등 200만가구 공급효과가 그 때까지 약발을 발휘한 덕분이었다. 이와함께 당시 주택시장 안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신도시 교육여건이었다.

    비평준화 덕분에 신도시 신흥명문고가 부상하면서 '평준화된 강남보다 낫다'는 기대감에 강남전입수요가 분산되는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었다. 모처럼 교육과 주택시장의 균형이 정착됐던 2002년 초 당시 DJ정부는 전교조 등의 주장대로 평준화를 신도시로 확대했다. 즉시 '같은 평준화 체제에서 신도시는 강남의 상대가 안된다'는 인식이 번지면서 강남전입수요가 폭발했고 아파트값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DJ정부는 '외환위기 완전극복'을 빨리 보여주고 싶어 아파트 미등기전매까지 눈감아주는 과격한 경기부양책을 폈다. 수요를 폭발시키는 정책을 총동원하면서도 공급정책은 정반대로 나갔다.

    전문가들은 "200만가구 약효가 길어야 10년이므로 추가신도시,강남 재건축 및 강북 광역재개발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YS시절부터 되풀이 주장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집권측 참모들이 '신도시 같은 군사정권 유물은 안된다'고 선을 그었고 관료들은 코드를 맞추는데만 급급했다.

    그 결과, 국민의 주거 눈높이는 강남기준으로 높아지는데 분당 일산에도 못미치는 난개발단지만 양산됐고 강남과의 주거환경 격차는 더 벌어졌다. DJ에 이은 노무현 정부도 내수를 살린답시고 콜금리 목표치를 계속 낮췄다. 이는 강남아파트값 상승 불길에 부채질을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정책들이 중첩된 결과, 2002년 초까지만 해도 신도시의 같은 평형에 비해 수천만원밖에 높지 않던 강남아파트값이 불과 4년 만에 많게는 3~4배씩 폭등했다.

    덜 가진 계층과 비강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민주화주도세력의 집권 이후 주택정책들마다 '강남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황당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현 정부가 얼마나 당혹했으면 그렇게 싫어하는 군사정권 정책의 '유사품'을 들고 나왔을까.

    종부세와 개발이익환수제도는 군사정권의 유산으로 낙인 찍혀 용도폐기된 노태우 정권의 토지공개념 3법(택지소유상한법,개발이익환수법,토지초과이득세법)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사태의 전말이 이런데도 김 실장이 '복부인 등과의 전쟁상황' 운운하는 것은 실소를 금치 못할 일이다.

    이들에게 죄가 있다면 정부가 경기를 띄우기 위해 안달할 때 전위대 역할을 하는 데 멈추지 않고 내친김에 너무 '오버'한 죄 정도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탈법을 저지른 이들도 있겠지만 주범으로 몰 수는 없다.

    주범은 정책의 효과와 부작용,시장생리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능력도 없으면서 정책을 좌지우지해온 집권측의 얼치기 이론가들과 무리한 줄 뻔히 알면서도 집권측의 구미에 맞는 정책을 주문제작하는데 이골이 난 일부 경제관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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