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베이징 과학기술산업박람회가 열린 중국 국제전람센터.지난 27일까지 열린 이 박람회에 국내외 첨단기업 2000여개사가 참가했다.

전시회장 한쪽에서 이색 설명회가 열렸다.

영국 러시아 브라질 슬로바키아 등 4개국 정부 관계자들이 직접 나섰다. 참가기업에 대한 홍보가 아니었다. 주로 자국의 투자환경을 소개했다. 외국기업에 베푸는 다양한 우대정책을 열심히 설명했다.

"브라질은 항만 건설과 조선업 및 원전 개발을 중시하고 있습니다.이 분야에 투자하는 중국기업에 우대 정책이 제공될 겁니다."

브라질에서 날아온 한 국회의원은 중국기업을 향해 러브콜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들어 중국에선 외국 정부가 중국 자본유치를 위해 발로 뛰는 이 같은 풍경이 자주 목격된다.

베이징 과기박람회측도 작년부터 해외투자 환경 설명회를 마련했다.

세계 경영에 나서는 중국 기업이 늘면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각국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투자 환경 설명회에 참가한 나라뿐만이 아니다.

한국도 산업자원부가 오는 6월 정세균 장관의 방중에 맞춰 인천자유무역청과 함께 베이징에서 중국자본 유치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2004년 말 당시 이희범 산자부 장관 주재로 베이징에서 첫 중국자본 유치 설명회를 가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상하이에서도 비슷한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이탈리아는 아예 중국기자단을 최근 초청했다.

이탈리아 관리들은 중국기업이 북유럽은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길목이 이탈리아라며 중국자본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방정부들이 외국 기자단까지 초청하며 투자환경 홍보에 나섰던 게 엊그제 중국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젠 90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을 쌓아놓고 있는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다.

물론 외자가 배고픈 서부와 동북3성 등에서는 아직도 외자유치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자본 수출국으로도 부상하는 중국이다.

중국에 진출해 성공하는 법뿐 아니라 중국 자본을 유치해 중국의 고성장 동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