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퇴원했다.

테러로 입원한 지 10일 만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테러 배후나 동기를 명쾌하게 밝히지 못하자 한나라당이 특검을 검토한다는 소식이다.

검찰로서는 치욕스러운 일이다.

테러범 한 명을 수사하기 위해 검사와 경찰 수십명을 투입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어서다.

한나라당은 특히 수사본부장인 이승구 서울서부지검장을 불신하고 있다.

대선 때마다 한나라당에 치명상을 입힌 세풍(稅風) 병풍(兵風) 수사를 맡았던 그의 전력(前歷) 때문이다.

이 지검장은 특수 수사에 정통한 검사다.

그런 그가 테러 사건의 초동 수사에 허점을 드러내고 사건을 축소하려는 인상을 풍겨 신뢰성을 잃어버렸다.

검찰 주변 일부에서도 그의 성향을 문제삼고 있다.

그는 당시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에도 IMF 외환위기 사건을 맡아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 등을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무죄로 풀려났고 정권의 입맛에 맞춘 기획수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다 당한 망신이다.

한나라당이 특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검찰의 업보인 셈이다.

사회부 차장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