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허리케인 시즌이 임박한 가운데 작년처럼 대형 허리케인이 미국 정유시설을 강타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아르준 무르티 전무는 지난 27일 쿠웨이트시티에서 열린 국립쿠웨이트은행 주최 에너지포럼에 참석해 "올해 국제 원유시장에 남은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미국의 허리케인 시즌이 가까워졌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가 미국 걸프 연안을 강타했을 때 에너지 시장이 공급 쇼크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무르티 전무는 또 "유가가 배럴당 50~70달러 선이면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며 배럴당 105달러까지 치솟게 되면 대규모 경제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며 "특히 주요 석유 수출국에서 대형 사태가 터지면 배럴당 105달러도 보수적인 전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71달러 선이다.

그는 또 "공급 측면에선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제외하면 최근 수년간 큰 변동이 없었다"며 "세계 경제 성장 속도에 걸맞게 원유 공급이 제때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에너지 전문가들도 석유 수요가 공급을 웃돌면서 국제 원유시장에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의 캐서린 스펙터 에너지연구팀장은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원유는 점점 고갈되고 있으며 원유 생산단가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성장도 유가 불안의 주요인으로 지적됐다.

헤스에너지트레이딩의 에드워드 모스 자문역은 "1965년부터 2004년까지 전 세계 원유 수요는 158% 증가했지만 아시아만 놓고 보면 620%나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