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들이 아시아시장으로 몰려오고 있다.

특히 한국시장에 진입하려는 헤지펀드들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26일 싱가포르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펀드오브펀드 월드 아시안2006' 컨퍼런스에 참가한 헤지펀드 관계자들은 헤지펀드가 한국 등 아시아시장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헤지펀드란 우량한 주식을 사서 장기보유해 수익을 내는 뮤추얼펀드와는 달리 레버리지(신용거래)와 파생상품 투자 등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펀드를 말한다.

헤지펀드 정보제공업체인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아시아시장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의 규모는 지난 2000년 200억달러에서 지난해 1000억달러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세계 헤지펀드시장에서 아시아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00년 3%대에서 지난해에는 9%로 높아졌다.

유레카헤지의 데스몬드 여 컨설턴트는 "2002년 이후 아시아시장을 대상으로 한 헤지펀드가 급증하기 시작했다"며 "현재 아시아시장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헤지펀드 수도 860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시아시장을 겨냥한 헤지펀드가 급증한 것은 이들 지역의 주식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반면 유럽과 미국시장에 비해 파생상품이나 구조화상품이 부족하고 유동성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 아시아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헤지펀드들은 이런 환경을 활용해 수년간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고수익을 내왔다.

지난 99년 이후 아시아지역에서 활동하는 헤지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11.98%로 MSCI아시아지수의 1.54%를 크게 웃돌았다.

이들 헤지펀드들은 주로 일본 호주 중국 인도 등지에서 활동해왔다.

아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헤지펀드중에서 일본에만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31%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국도 헤지펀드들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11위 헤지펀드회사인 클라리움캐피탈의 브티브 류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2위지만 한국에서 활동하는 진정한 헤지펀드는 10여개도 안된다"며 "헤지펀드 업계에서는 한국을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헤지펀드 관련 자산운용사인 고텍스는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오브헤지펀드'를 대한투자신탁증권을 통해 한국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의 피터버넷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시아에서 자산가치에 대한 거품이 진정되면 헤지펀드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수익성이 뛰어나고 변동성도 줄일 수 있는 펀드오브헤지펀드에 대해 한국 기관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싱사포르=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