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가는 곳에 우리가 있다.'

독일월드컵 개막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표팀을 중심으로 한 축구계뿐만 아니라 붉은 악마를 비롯한 서포터스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12번째 태극전사'로 4강 신화에 한몫을 했던 이들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응원 준비에 한창이다.

독일에 400여명의 원정 응원단을 파견하는 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 악마'는 원정경기라는 사정에 맞춰 기존 응원 방법에 다소 변화를 줬다.

슬로건을 '비 더 레즈'(Be the Reds)에서 '레즈 고 투게더'(Reds go together)로 바꾼 붉은 악마는 관중석에서 '꿈★은 이루어진다' 'PRIDE OF ASIA' 등 문구를 들어 보이는 특유의 카드 섹션을 대형 천을 활용한 '통천 응원'으로 바꿨다.

5000∼1만명이 필요한 카드 섹션을 독일에서는 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

또 붉은 악마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새 응원가 및 응원구호를 국민에게 전파시키는 것.현지 응원단 400여명이 내는 목소리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경기장을 찾는 한국인들이 모두 한목소리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본선 조별리그 경기당 독일 현지 교민 및 국내에 배당된 입장권 수는 3000여장.이들이 붉은 악마의 새 응원가와 응원구호를 완전히 익혀 조직적인 목소리를 낸다면 홈경기나 다름없는 프랑스나 스위스 응원단에 못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 현지 교민은 경기장뿐만 아니라 한국의 본선 경기가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라이프치히 하노버 시내를 온통 붉은 물결로 뒤덮는다.

3만여명으로 추산되는 교민들은 이들 시 당국과 긴밀히 협조,거리 응원 장소와 대형 스크린 설치 등을 제공받기로 했다.

특히 베이스 캠프가 차려지는 쾰른 교민들은 선수단에 김치 삼겹살 등 한국음식을 대접할 계획을 세워놓고 뒷바라지 준비에 여념이 없다.

국내 팬들은 어김없이 광장에 운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기일정이 모두 늦은 밤이나 새벽에 잡혀 있지만 서울 시청앞 대학로 여의도 등 서울 지역 광장과 지역 도시 중심가에서는 2002년의 붉은 열정이 다시 한번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는 붉은 악마뿐만 아니라 붉은 악마의 대항마를 자처하며 올 초 등장한 '붉은 닭'이 응원을 이끌 준비를 하고 있다.

붉은 닭은 독일 원정 계획은 없지만 붉은 악마와 차별화된 응원 문화로 거리응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또 학원장 2명이 주축이 돼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에게 '아드빅'(I'd vic=I would victory)이라는 애칭을 지어주며 서포터스로 나선 '아드빅'도 국내 거리응원에 동참하면서 젊은층보다는 장년층이 중심이 되는 응원 문화를 전개하기로 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