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산업활동 동향'은 최근 민간연구소들이 잇따라 제기하고 있는 하반기 경기불안에 대한 우려가 근거 있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에 비춰볼 때 하반기 경기 하강론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됐다.

일부 경기전망 전문가들은 경기선행지수와 함께 소비와 투자증가율이 모두 둔화된 것을 하반기 경기 하강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진동수 재정경제부 2차관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올해 5% 성장 달성은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으나 오는 7월 발표되는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 수립 때는 성장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 심상찮은 실물 경기 지표

산업활동 동향에 나타난 실물 지표들은 작년 2분기 이후 시작된 경기 회복 모멘텀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산업생산이 격월 간격으로 증가세와 감소세를 반복하고 있다.

산업생산 전월비는 지난 1월 6.5% 증가한 이래 △2월 4.4% 감소 △3월 0.9% 증가했으나 4월에는 1.5%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와 전자부품을 제외할 경우 감소폭은 2.3%로 더욱 커진다.

최근 경기 회복세를 주도해온 소비도 4월 들어 증가폭이 축소되고 있다.

지난 1,2월 전월대비 감소세를 보였던 소비자 판매액은 3월 소폭 증가세(1.4%)로 돌아섰으나 4월에는 증가폭(0.1%)이 둔화됐다.

특히 내구재 판매가 전월 대비 5.8% 감소한 것은 위축된 소비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회복세 지속에 필수적인 설비투자도 불안한 모습이다.

설비투자는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7.3% 증가했으나 전달(9.6% 증가)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또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정보기술(IT)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정보통신기기와 소프트웨어 및 컴퓨터관련 서비스분야의 실적 하락으로 전월(94)보다 하락한 90을 기록했다.

◆ 경기하강 전주곡?

정부는 4월 지표들에 대해 경기 회복세가 꺾인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진 차관은 "고유가와 환율하락 등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세계경제 전망이 밝은 만큼 올해 잠재성장률 수준인 5% 성장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4월 지표들에 대해 아직 '경기 급랭'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작년 4분기나 올 1분기에 비해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성장세가 조금씩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그런 예상이 4월 지표에 일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3개월째 하락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채권시장에서는 향후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지표들에 더 관심을 가진다"며 "그런 점에서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꺾이고 있는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3개월 연속 하락하면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54%,4개월 연속 하락하면 70%로 나타났다"며 "현재 경기 흐름을 보면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5월에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범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향후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재고율이 2월 이후 꾸준히 높아지기 시작해 4월에는 96.8%까지 높아졌다"며 "경기가 조만간 정점을 찍고 하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