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채 피어보지도 못한 채 다시 가라앉을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어 참으로 걱정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경기선행지수는 3월보다 0.7%포인트 하락해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이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전달보다 0.5포인트나 떨어졌다.

산업생산도 전달보다 1.5% 감소해 우려(憂慮)를 더욱 증폭시킨다.

그렇지 않아도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후퇴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던 터이고 보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올해 5% 성장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민간경제연구소들은 향후 경기하락이 급진전되면서 올 전체 성장률이 4%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경우는 1·4분기 6.2%에 이르렀던 성장률이 2분기엔 5.3%,3분기 4.5%,4분기 3.7% 등으로 수직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는 것은 악재(惡材)가 한꺼번에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환율까지 급락하면서 기업채산성과 상품경쟁력이 하루가 다르게 약화되고 있다.

주식시장도 불안하기 짝이 없고 부동산가격은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세계경제마저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조짐이어서 불안감을 한층 가중시킨다.

문제는 이대로 가다가는 경기 하강이 일시적 조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 하강추세로 굳어질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는 점이다. 이제야 간신히 장기불황에서 벗어날 듯하던 경기가 또다시 주저앉고 만다면 우리 경제의 꼴이 어찌될지는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따라서 정부는 경기회복의 불씨를 되살리는 데 가능한 모든 정책적 노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를 위해선 환율안정을 위한 외환정책과 적정통화 공급(供給)을 위한 금리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가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마음놓고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일이다.

세계 시장에서 생존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에 사회공헌활동을 강요한다거나 정부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일은 있어선 안될 것이다.

기업들 역시 이제는 환경이 다소 어렵더라도 과감히 투자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