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이 증시나 대체투자 등의 고위험 투자를 대폭 확대키로 한 것은 불안한 연금재정을 확충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현재 연금의 투자자산 내역을 보면 총 191조원의 투자자산 중 채권이 86.4%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식(11.9%)과 대체투자(1.4%)는 사실상 투자 비중으로는 의미 없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수익률은 투자 비중과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채권투자는 최근 금리인상 추세로 지난해 수익률이 4.75%(해외채권은 4.71%)에 불과했다. 반면 국내 주식(59.07%)이나 해외 주식투자(10.76%)는 증시 활황으로 좋은 실적을 냈다. 따라서 연금기금은 앞으로 증시 투자 비중을 상당 부분 끌어올려 연금재정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향을 잡고 있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장기플랜상의 자산배분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장 내년에 채권투자 비중은 86.4%에서 81.4%로 낮추고,주식투자 비중을 11.9%에서 16.3%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투자 대상의 다각화를 위해 내년도엔 해외 부동산이나 상품시장,사모펀드 등에 투자할 예산도 5000억원 배정했다. 국내 기업인수합병(M&A)시장에도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장기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이달 중 고위험 투자를 담당할 8명의 투자 전문가를 새로 보강키로 하고 채용작업을 진행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문제는 과거와 같은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연금기금은 앞으로 경상경제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목표치로 잡고 있다. 지난해엔 전체 자산대비 9.5%의 수익을 올려 경상성장률 3.5%를 크게 앞질렀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로서 국내 증시의 상승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목표 수익률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