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테이프는 CD를 낳고,CD는 DVD를 낳고….그렇다면 DVD는 무엇을 낳을까? 그 해답의 하나인 블루레이 디스크(BD)가 등장했다.

비디오 테이프는 1970년대,CD는 1980년대,DVD는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이제부터는 BD 시대다.

BD는 2시간짜리 고화질(HD) 영화 한 편을 디스크 하나에 담을 수 있는 획기적인 저장 매체다.

HD급 영화 20분 분량만 담을 수 있는 현재의 DVD에 비하면 엄청난 저장 용량을 자랑한다.

소니코리아는 2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BD 저장장치를 탑재한 블루레이 노트북 '바이오 AR 시리즈'를 공개했다.

17인치 와이드 스크린을 장착한 이 제품은 다음 달 중순 시판될 예정이며 가격은 400만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윤여을 소니코리아 사장은 "바이오 AR 시리즈는 블루레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제품"이라며 "앞으로 노트북PC를 통해서도 100% HD급 영상을 보고 즐기고 편집할 수 있는 세상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BD의 최대 장점은 용량이 DVD의 5배 이상이라는 점이다.

DVD 하나의 저장 용량이 4.7기가바이트(GB)인 데 비해 BD는 최소 25GB다.

따라서 고화질 영상도 거뜬히 담아낼 수 있다.

BD 드라이브에 CD나 DVD를 넣어도 동영상과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소니가 '블루레이 노트북'을 선보임에 따라 이른바 '포스트 DVD'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업체들의 패권 싸움이 본격화됐다.

블루레이 진영과 HD-DVD 진영 간 싸움이다.

소니가 주도하는 블루레이 진영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필립스 델컴퓨터 애플컴퓨터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성능에서 앞선 블루레이가 포스트 DVD 시장을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다음 달 미국에서 세계 최초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맞서 일본 도시바가 이끄는 'HD-DVD 진영'은 최근 HD-DVD를 장착한 노트북과 플레이어를 선보였다.

HD-DVD는 저장 용량이 15GB급으로 BD보다 작지만 HD-DVD용 콘텐츠를 개발하기가 쉽고 가격이 더 싸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 진영엔 NEC 산요 등이 가세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블루레이와 HD-DVD의 힘겨루기는 1970년대 비디오테이프 시장에서 펼쳐졌던 VHS와 베타의 싸움을 연상케 한다"며 "IT업체뿐 아니라 영화사 등 콘텐츠 업체들까지 편가르기에 나서고 있어 흥미진진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