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의 한국 경제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예상된 둔화라는 평가와 동시에 경기 회복론이 유효하다는 기대감까지 포진돼 있으나 걱정어린 목소리가 더 많다.

30일 모건스탠리의 샤론 램 분석가는 산업생산이 석달째 둔화중인 가운데 4월 지표는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지적했다.반면 재고는 수요보다 더 빨리 올라가 향후 생산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진단.

램 분석가는 "소비회복이 점차 확산되는 등 한국 경제의 모든 지표가 비관적으로 돌아선 것은 아니나 경기 정점이 다가오기 보다 지나간 것 같다"고 판단했다.

램은 "유동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경상수지와 유동성간 12개월의 시차를 감안할 때 연말부터 유동성이 하강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램은 이어 "증시 조정 등으로 5월 지표도 부진할 수 있는 반면 중국 복병만 터지지 않는다면 여름경 심리 개선은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3분기 경제는 전기대비 향상되는 등 희망이 없지는 않으나 연말로 갈수록 본격 하강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그때쯤 미국과 중국의 경제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국내 소비는 고점을 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씨티그룹도 "4월 생산 둔화는 올해내내 완만한 모멘텀에 그칠 것이라는 자사의 의견을 입증해준 것"으로 평가하고"경기선행지수 등 다른 지표들까지 감안하면 한은이 콜금리를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증권은 산업생산 지표가 기대이하로 나타났으나 회복론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선배 수석 분석가는 "4월 산업생산이 전년대비 9.5% 증가했으나 3월 증가율 10.0%를 밑돈 가운데 소비재판매도 전달대비 0.1% 증가율로 3월의 1.4% 증가율을 하회했다"며"최근 소비심리지표 부진 탓"으로 추정했다.

설비투자도 7.3%로 둔화됐으나 가동률 80%를 감안할 때 설비투자 증대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 분석가는 "회복론을 유지하며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예상치 5.3%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한편 크레디스위스(조셉 라우 분석가)는 연초 과다한 낙관론을 경계했듯이 지나친 비관론에도 휩쓸려서는 안된다는 의견.

라우는 "4월 산업생산이 전년대비 9.5% 증가에 그치며 기대치를 밑도는 서프라이즈를 보였다"며"취약해진 심리로 하반기 산업생산은 더 둔화될 것"으로 추정했다.

라우 연구원은 "하반기 산업생산이 5%대 증가율로 내려올 것이나 올해 리세션(=경기침체)까지 곤두박질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1분기보다 강도는 약하나 소비회복이 유지되고 수출수요도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박병우 기자 parkb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