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수익률에 이른바 '버냉키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최근 '말 실수'를 하면서 그가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억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국채 수익률에 0.1%포인트가량 추가로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월가 전문가들이 버냉키 의장에 대한 불신으로 추가 형성된 금리를 '버냉키 프리미엄'으로 부르고 있으며 프리미엄은 현재 0.1%포인트가량 된다고 29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수준이면 미 정부가 10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할 경우 100만달러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미 국채 수익률은 약 1.34%포인트 오른 상태로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표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5%를 웃돌고 있다.

"이처럼 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시장 상황 외에 버냉키 의장에 대한 우려감이 작용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아메리칸 센추리 투자의 제임스 키간 펀드매니저는 지적했다.

월가 전문가들이 꼽고 있는 버냉키 의장의 실수는 두 가지.첫 번째는 지난 1일 발생한 이른바 'CNBC 설화(舌禍)'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27일 의회에서 "금리 인상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가 CNBC 앵커인 마리아 바티로모에게는 사석에서 "시장이 발언의 뜻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큰 파문을 일으켰다.

두 번째로는 지난 25일 짐 색스턴 하원의원에게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는 '잘' 억제되고 있다"고 답변한 것이 실수로 꼽히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이렇게 대답한 다음 날 미 상무부는 근원개인소비지출(PCE)이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FRB가 용인하는 상한선인 2.0%를 넘어선 것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