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눈치보기가 이어진 가운데 코스피 지수가 사흘 만에 하락했다.

3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52포인트 떨어진 1317.70으로 거래를 마쳤다.코스닥 지수도 630.50으로 7.77포인트(1.2%) 밀려났다.

뉴욕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틀 연속 사자를 이어갔으나 매수 강도가 크지 않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연기금과 투신권이 모두 주식을 내다 팔고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로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면서 시장을 압박했다.

이 밖에 대만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들이 부진한 흐름을 보인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외국인은 964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669억원과 994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프로그램은 664억원 매도 우위.

의료정밀과 음식료, 통신 등 일부 업종들은 선전했으나 운수장비, 건설 등은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LG필립스LCD 등 주요 기술주들이 모두 뒷걸음질쳤고 POSCO와 현대차 등도 약세권에 머물렀다.반면 한국전력과 우리금융,롯데쇼핑 등은 상대적 강세를 시현.

KTF가 6.4% 급등하고 SK텔레콤이 소폭 상승하면서 꿋꿋한 오름세를 이어갔고 외국계 창구로 대규모 사자가 유입된 외환은행도 3% 가까이 뛰었다.고려아연이 사흘째 고공 행진을 지속했고 SK케미칼과의 합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에 동신제약이 가격 제한폭 근처까지 치솟았다.반면 SK케미칼은 하락.

코스닥 시장에서는 NHN과 하나투어, 네오위즈, CJ홈쇼핑 등 주요 종목들이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했으나 아시아나항공과 하나로텔레콤 등은 소폭 상승했다.

영우통신과 기산텔레콤, 쏠리테크 등 와이브로 관련주들이 나란히 발돋움하며 눈길을 끌었다.판당고코리아를 흡수·합병키로 했다고 공시한 에스엠이 5% 남짓 상승했고 펀더멘털이 대체로 견조하다는 평가가 나온 우리이티아이도 선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21종목이 오른 반면 513개 종목은 떨어졌다.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12개를 비롯해 270개 종목이 상승했고 하락 종목 수는 618개였다.

모건스탠리증권은 "국내 펀드 흐름 등이 양호하나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연내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코스피 목표치를 1500포인트에서 1280~1400포인트로 낮춘다"고 밝혔다.

CLSA증권은 "한국 증시의 경우 MACD 지표상 보기 드문 매도 신호가 나타났다"면서 "이는 1989년이래 다섯번째다"고 분석했다.

과거 경험상 이 같은 매도 신호가 발생한 이후 상당한 조정이 뒤따라온 바 있으며 1285포인트가 무너질 경우 고점 형성을 확인시켜 주면서 추가 매도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